"전문법인 독립시켜 경쟁력 강화" vs "설명 없이 자회사로 내 몰아"
11월 1일 한국퓨얼셀 설립 등 본격적인 투자 앞두고 걸림돌 우려

포스코가 미래 성장산업 중 하나로 내세운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사업에 본격 투자하기로 했으나 노사 간 의견 차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1969년 창립한 경인에너지를 모태로 2005년 포스코가 설립한 발전사업 & 연료전지 제조·판매·건설·장기서비스계약(LTSA)을 주 사업으로 하는 회사다.

특히 지난 2008년 포항에 연료전지 BOP 제조공장을 준공하면서 일찌감치 연료전지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그동안 사업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수소 차량 등 연료전지분야가 새로운 성장동력원으로 부각되면서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9월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거쳐 기존 연료전지분야 사업에 대한 물적분할을 통해 오는 11월 1일 ‘한국퓨얼셀(가칭)’을 설립, 연료전지분야 시장에 본격진출하기로 했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연소과정이 없기 때문에 물과 열외에 별도의 부산물이 없는 친환경성과 자연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공급 안정성까지 갖췄다.

이에 따라 연료전지 시장 규모도 연평균 20%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수립하는 등 정부 정책도 친화적이어서 포스코 뿐만 아니라 두산·SK도 연료전지 사업에 뛰어 들었다.

포스코에너지는 현행 발전사업과 연료전지 사업 분할을 통해 인력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연료전지 전문법인을 설립을 통해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경영과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미국 퓨얼셀에너지와의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강화함으로써 앞으로 관련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분할되는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분야 직원들의 입장은 회사 측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에너지 직원들에 따르면 회사 측이 법인 물적분할을 통해 연료전지 전문법인을 설립한다고 하지만 직원들에게 물적분할 관련 지속가능 여부 판단을 위한 자료도 제공하지 않고 ‘동등한 수준’이라며 직원들을 분사되는 자회사로 보내려 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또 분사된 회사가 지속 가능해지려면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FCE사와의 문서 상의 계약이 선행돼야만 하지만 이 마저도 불확실한 상태에 있는 등 직원들의 분사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물적분할(포괄적승계)을 강행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현재와 같이 사업이 추진되면 분사되는 연료전지 사업은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 정비 용역회사 수준으로 전락 하는 것이자 직원정리를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직원 A씨는 “사측이 최근 수년간 연료전지 생산은 물론 판매도 하지 못하게 해 놓고 이제 와서 적자를 이유로 분사하는 것도 문제지만 직원들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포스코에너지에 연락한 결과 최근 전체 직원에게 분사문제와 관련 ‘직원들의 신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박용기 기자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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