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엄청난 돈과 장비 지급받아…美, 끝없는 전쟁서 벗어날 때"
"어느 편도 안 들어"…‘세계경찰론 폐기·고립주의’ 환기하며 정당성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터키와 접한 시리아 북동부 국경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결정과 관련,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미군을 데려와야 할 때라며 철군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리아 북동부 군사작전 개시를 예고한 터키를 향해 도를 넘는 행위를 한다면 터키의 경제를 망가뜨리겠다며 엄포를 놨다.

시리아 북동부에서 발을 빼겠다면서 ‘더이상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지난 대선 당시의 ‘고립주의’ 약속을 재천명했으나, 이에 대해 여당인 공화당조차 반발하는 등 후폭풍에 직면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쿠르드족은 우리와 함께 싸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돈과 장비를 지급받았다. 그들은 수십 년 동안 터키와 싸우고 있다”며 “나는 거의 3년 동안 이 싸움을 막았지만, 이제 이들 말도 안 되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이익이 되는 곳에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트윗에서 “우리는 대부분 유럽에서 온 수천 명의 ISIS 전사들을 생포하는 등 ISIS를 신속히 100% 물리쳤다”며 “하지만 유럽은 그들이 돌아오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미국이 언제나 그렇듯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무역, 모든 것에 대해 항상 ‘호구’라고 생각하며 ‘노’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추가 트윗을 통해 “나는 우리의 위대한 군이 심지어 미국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경찰 노릇을 하는 터무니 없는 끝없는 전쟁들에서 빠져나오겠다는 것을 토대로 당선됐다”며 이번 철수 결정도 대선 공약임을 환기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를 가장 반기지 않을 나라들로 러시아와 중국을 꼽기도 했다.

이어 그는 “내가 집권했을 때 우리의 군은 완전히 고갈된 상태였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끝이 없고 터무니없는 전쟁들이 종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군은 언제든 돌아가 폭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터키를 겨냥, “내가 전에도 강력하게 말해온 것을 다시 한번 되풀이하자면 나의 위대하고 비길 데 없는 지혜에 근거해 터키가 도를 넘는 것으로 간주된다면 나는 터키의 경제를 완전하게 파괴하고 말살시킬 것(나는 전에도 그랬다!)”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완전한 파괴와 말살’에 대해 구체적으로 부연하지 않았으나 제재 등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 발언을 두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철군 결정이 쿠르드 동맹을 대량 학살 가능성에 노출시키는 것이라는 정치권 비난이 잇따르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백악관 행사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철군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터키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왜 쿠르드 동맹국이 아닌 독재적인 지도자의 편을 드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어느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다”며 미군은 시리아에 여러 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북서부에서 재배치되는 인원과 관련, “우리는 그 지역에 50명밖에 없다. 그건 작은 구역이다. 50명이 다치거나 죽거나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나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우리 국민 누구도 해치지 말라고 말했다”며 미군이 다치거나 숨질 경우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터키가 해야 할 일에서 벗어나 무엇인가를 하면 우리는 그들의 경제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SIS와 함께 이란, 이라크, 터키, 시리아 등을 거론하면서 “그들이 처리하게 놔두라”며 “우리는 우리 군대를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경찰력과 같다”며 “우리는 싸우지 않는다. 치안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백악관은 전날 “터키가 오래 준비한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안 할 것이며, 인접 지역에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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