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지하수 시추기' 엔진 등 탄 것 추정
지자연, 인근 방장산 터널 등 천연가스 매장 여부 확인 조사 중

9일 오후 4시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 및 소방관들이 포항 그린웨이 불의 정원에서 발생한 연기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부터 2년 넘게 천연가스 불길이 계속 활활 타는 포항 ‘불의 정원’에서 9일 “연기와 매캐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로 소방차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9일 오후 3시 30분께 휴일 산책코스인 그린웨이 도시숲을 지나던 시민들이 “이 구간에 있는 불의 정원에서 심한 연기와 함께 역한 냄새가 많이 난다”고 소방서에 신고를 했다.

현장에 출동한 전문 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불의 정원에서 나오는 무색·무취한 천연가스인 메탄가스에는 연기와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불의 정원 조성 당시 흙으로 덮어 뒀던 ‘지하수 시추기’의 엔진·유압오일 또는 고무 부분이 뒤늦게 열을 받아 탄 것으로 추정된다. 오일의 양도 50ℓ 정도에 불과해 금방 사그러 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방차량으로 물을 뿌려 연기를 잡는 진화 작업은 진행하지 않았다.

실제 오후 4시께부터 연기는 눈이 뜰 정도로 적어지면서 천연가스만 타는 평상시 모습으로 돌아왔고, 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모니터링 요원을 현장에 배치했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포항 일대 육상 천부가스 탐사 시추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예산 1억 원을 들여 천부가스 탐사 시추 용역을 추진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시추 용역은 포항시 일대 천부가스 부존 확인 및 저류층 지질모델링 구축을 위한 시추 및 코어 시료를 회수하기 위해 이뤄진다.

이를 위해 먼저 불의 정원과 멀지 않고 지난해 초 가스가 분출된 한 온천과 가까운 방장산 터널 및 지점에서 현재 시추 및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자연 관계자는 “1970년대 포항 지역 예전 시추 연구 결과 등을 살펴볼 때 예상보다 포항에 더 많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먼저 방장산 인근에 대한 매장량 시추 조사를 2중·3중 안전장치를 갖춰 진행하고 있고 추가로 다른 지점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포항 철길숲이 조성되던 2017년 3월 굴착기로 지하 200m까지 지하수 관정을 파던 중 땅속에서 천연가스가 분출해 불이 붙었고 이 후 이곳에 방화 유리 등을 설치해 불의 공원으로 조성했다.

지질자원연구원의 조사 결과 ‘불의 정원’에서 나오는 가스 성분은 메탄으로 인한 천연가스층이며, 매장량은 포항시민이 약 30일 정도(실제로 개발하면 30% 정도로 축소됨) 사용할 수 있고, 그대로 두면 10년 이상 타오를 양으로 밝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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