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리티 랩스타'에 감사…오디션 조작만 없으면 좋을 것"
미니 5집 '만추'로 컴백…"시대 잘 타고 태어났죠"

미니 5집 ‘만추’로 돌아올 가수 헤이즈[스튜디오블루 제공]

“타이틀곡은 제 이별 얘기에요. 아마 그 사람도 노래를 들으면 자기 얘긴 줄 알 거예요”

가수 헤이즈(본명 장다혜·28)가 다섯 번째 미니앨범 ‘만추’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첫 정규앨범 ‘쉬즈 파인’(She‘s fine) 이후 약 7개월 만의 새 앨범이다. 제목처럼 앨범은 늦가을의 정서를 가득 품었다. 타이틀곡의 제목도 ’떨어지는 낙엽까지도‘, ’만추‘로 가을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타이틀곡 중 하나인 ’만추‘를 두고 “내 이별 경험을 이 노래에 담았다”고 고백했다.

“연인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됐다는 사실을 눈치채요. 근데 화가 나기보다는 그 사람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를 알기 때문에 너무나 괴로워할 거라는 걸 알아요. 그래서 그 사람이 떠날 때 미안해하지 않도록 먼저 차갑게 돌아선다는 이야기에요.”

그는 노래에 대한 설명인 동시에 자신이 경험했던 이별 이야기를 담담히 털어놨다.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을 노래하다 보니 어려움도 겪었다.

“이 노래를 쓸 때 정말 많이 울었어요. 심지어 녹음하다가 눈물이 솟구쳐서 잠시 녹음을 중단하기까지 했죠. 아마 이 노래는 활동 초반에 라이브로 부르기 힘들 것 같아요.”

미니 5집 ‘만추’로 돌아올 가수 헤이즈[스튜디오블루 제공]

2014년 ’조금만 더 방황하고‘로 데뷔한 헤이즈는 2017년 발매한 ’비도 오고 그래서‘로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1위에 올랐다. 이에 ’만추‘ 역시 계절감을 노리고 발매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헤이즈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절대 노리고 한 게 아니에요. 가을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쓸쓸하게 생각하지만, 낙엽이 지고 겨울이 지나가면 다시 봄이 온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힘든 일을 겪은 다음에 더 나아지는 것처럼요. 타이틀곡 중 하나인 ’떨어지는 낙엽까지도‘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곡이에요”

헤이즈는 발표하는 곡마다 음악 차트 상위권을 차지한다. 부담될 법도 하지만 그는 “요즘 차트를 볼 때 워낙 좋은 노래가 많아 ’어렵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면서 “그래서 오히려 덜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2001년에 나온 캔디맨의 ’일기‘를 리메이크한 곡도 수록되어 있다. 1991년생인 헤이즈는 ’싸이월드 세대‘로, 과거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이 노래를 오랜 시간 배경음악으로 설정해놨다고 했다.

“저는 싸이월드 배경음악을 정말 자주 바꿨는데, 제 미니홈피에 가장 오랫동안 흘러나온 곡이 바로 ’일기‘에요. 싸이월드를 컨셉으로 리메이크를 하게 됐는데 자연스레 그 첫 곡으로 ’일기‘를 선택했죠.”

미니 5집 ‘만추’로 돌아올 가수 헤이즈[스튜디오블루 제공]

이어 “만약 지금까지 싸이월드를 했다면 에픽하이의 ’헤픈 엔딩‘이나 ’술이 달다‘를 내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해놨을 것”이라면서 “이 두 곡을 듣자마자 싸이월드가 활성화되어 있었다면 대박이 났겠다 싶었다”며 웃었다.

헤이즈는 2015년 엠넷 여성 래퍼 오디션 프로그램인 ’언프리티 랩스타 2‘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는 “정말 감사한 프로그램”이라면서 “그게 아니었다면 랩하고 노래하는 나를 어디선가 알릴 기회가 없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은 조작만 하지 않으면 좋은 프로”라며 최근 이어진 오디션 프로그램의 조작 논란을 에둘러 꼬집기도 했다.

’언프리티 랩스타 2‘로 존재감을 과시한 그는 이후 본격적으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다. ’비도 오고 그래서‘, ’널 너무 모르고‘, ’앤드 줄라이‘(And July)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면서 대표적인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헤이즈는 “시대를 잘 타고난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2017년부터 대중이 싱어송라이터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졌잖아요. 솔직히 저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쓰는 곡의 가사가 많은 사람에게서 공감을 받을 수 있기도 하지만요.”

’만추‘는 오는 13일 오후 6시 음원사이트에 공개된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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