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의 가장 커다란 도전은 둘 사이에서의 균형찾기"
"대한민국 지키는 건 주한미군 아냐…김정은 목표는 경제적 지원"

15일 오후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이대로 좋은가’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15일 “자주국방과 (동맹과의) 협력, 이 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한미동맹이 극복해야 할 커다란 도전일 것”이라고 말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육군협회 주최로 열린 ‘한미동맹, 이대로 좋은가?’ 세미나 토론회에서 “자주국방 역시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동맹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자주국방보다는 협력국방에 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대한민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이양 등의 과정을 통해 자주국방을 지향하더라도 기존의 한미동맹 가치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최근 한미동맹을 둘러싸고 불거진 파열음에 대한 우려로 해석된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또 “대한민국 정부는 진퇴양난에 빠져있다고 볼 수도 있다. 자주국방을 우선시 할 것인가, 동맹과의 협력을 우선시 할 것인가가 현재 (한국) 정부가 대면하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미군은 현재 주한미군을 더욱 ‘전문화’하는 방식으로 그 규모를 축소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는 아직도 북한이 비핵화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북한은 핵무기보다 그들의 경제를 더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정전체제, 전시체제에서의 유엔군사령부(유엔사) 역할도 부각했다.

그는 “유엔사는 정전협정 유지라는 역할을 제외하고도 (남북간) 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특별한 사령부라고 할 수 있다”며 “유엔사의 과거가 아닌 현재를 봐야한다. 국제사회의 도움 없이 북한과 전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굉장히 멍청한 생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작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한민국의 국방을 지키는 것은 주한미군이 아니다. 주한미군은 지원자일 뿐이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은 국군장병이라는 것을 깨달아야한다”며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한국군 사령관이 전작권을 행사한다면 과연 미군이 막강한 증원전력을 한반도에 투입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일부 예외사항은 있을 수 있다. 그런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것들은 인도태평양 사령관들의 승인을 받는다”면서 오히려 ‘정치적 개입’ 가능성을 경계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와 관련, “사실 지소미아를 파기하는 것은 커다란 실책이라고 볼 수 없다”며 “왜냐하면 한국과 일본은 사실 그렇게 많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브룩스 전 사령관은 2013년부터 미 태평양사령부 육군사령관으로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했으며, 2016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는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한미사령관을 지냈다.

15일 오후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왼쪽)과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이대로 좋은가’ 세미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
이날 세미나에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월터 샤프 전 사령관도 참석했다.

샤프 전 사령관은 축사를 통해 한국이 앞으로 자국 방어의 주된 책임을 지고 그 역량을 확보하는 대로 전작권을 이양받아야 한다면서 ‘안정적인 전작권 이양 계획’, ‘한국의 대북 억제력과 자국 수호를 위한 핵심역량 취득·배치·훈련’, ‘안정적인 전작권 이양 시점’ 등을 성공적인 전작권 이양을 위한 기본원칙으로 제시했다.

그는 자신이 사령관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한국지원사령부와 미국지원사령부를 배치하려는 계획이 있었다”고 밝히며 그것은 지금의 전작권 이양 계획과는 “아주 다른 것이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전작권이 한국군으로 전환되면 현재의 한미사는 한국군 대장이 군사령관을 맡고, 미군 대장인 주한미군사령관(현 사령관)이 부사령관을 맡는 ‘미래사령부’ 체제로 재편된다.

샤프 전 사령관 이날 유엔사는 유사시 한미동맹을 수호하기 위해 여러 국가를 통합하는 핵심 사령부라며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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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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