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한국미술: 삶과 영혼에 깃들다’특별전

서봉총금관
경주 서봉총에서 나온 신라 금관이 최초로 동유럽 나들이에 나섰다. 통일신라의 화려한 불교문화도 동유럽에 선을 보이고 있다.

서봉총 금관을 비롯해 구석기시대부터 19세기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재 244건 391점이 폴란드 바르샤바로 나들이를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 역사와 문화 전반을 소개하는 특별전 ‘한국미술: 삶과 영혼에 깃들다’(Splendor and Finesse: Spirit and Substance in Korean Art)를 동유럽에서는 처음으로 바르샤바 국립박물관에서 지난 11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연다.

중앙박물관이 2015년 폴란드 유물을 가져와 선보인 ‘폴란드, 천년의 예술’ 기획전의 교환 행사인 이번 전시는 선사시대,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5부로 나뉜다.

1부 ‘선사시대: 한국 미술의 여명’은 한반도에 처음으로 나타난 문화권인 구석기부터 초기철기까지의 시대를 다룬다. 구석기시대의 연천 전곡리 출토 ‘주먹도끼’가 한반도 문명의 서막을 상징하며 전시 도입부를 장식한다. 신석기시대를 대표하는 ‘빗살무늬 토기’의 곡선적인 형태와 선각(線刻) 무늬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미의식을 엿본다. 청동기 시대에 이르러 지배층의 권위의 상징물이자 의기(儀器)로서 ‘검파형 동기’와 ‘간두령’이 소개된다.

2부 ‘삼국시대: 무덤 속 고대인의 삶’은 고구려, 백제, 신라시대의 문화를 고분문화를 통해 살펴본다. 고분 부장품을 중심으로 전시되는 삼국시대 및 가야의 토기는 각 국가별 특징을 드러내는 유물로 선정했다. 보물 제339호‘서봉총 출토 금관’을 비롯한 각종 장신구들로 선보이는 신라의 황금 문화는 신라인의 미적 감각과 공예기술을 선보임과 동시에 전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3부 ‘통일신라: 극락왕생의 꿈’은 삼국시대에 전래돼 통일신라 시대에 꽃피운 불교문화를 중심으로 선보인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의 문화를 융합하고 유민을 포용하기 위해 불교를 국가의 중심 사상이자 대중적 종교로 발전시켰다. 3부에서는 불교가 전래되었던 삼국시대의 불상과 함께, 8세기에서 9세기에 이르는 통일신라 불교조각의 흐름과 특징을 살펴본다.

4부 ‘고려시대: 품위와 화려’는 화려하게 발전한 고려의 불교미술과 공예미술을 소개한다. ‘을사명 동종’등 다양한 불교의식구와 사경(寫經) 등의 금속공예는 당시의 수준 높은 미술문화와 미의식을 반영한다. 4부의 하이라이트로 선보여지는 고려 청자는 바르샤바국립박물관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별도의 공간에서 집중 전시된다. 아울러 고려 청자에 이어 조선의 분청사기, 백자, 청화백자를 전시하여 한국 도자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도자 테마 공간을 조성했다.

5부 ‘조선시대: 예로 구현된 고귀한 이상’은 동아시아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된 왕조였던 조선시대의 미술과 문화를 유교사상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왕실 문화, 사대부 문화, 규방 문화 그리고 제사 문화 총 4개 부분으로 각 분야를 대표하는 미술품을 소개한다. 국왕의 권위를 상징하는‘어보(御寶)’와 ‘일월오봉도’를 비롯한 회화와 문방용품, 장신구, 백자제기 등이 전시된다.

전시실 전경
선사시대 유물로는 주먹도끼와 빗살무늬토기, 청동기시대 지배층의 위세를 상징하는 간두령(竿頭鈴) 등이 나온다. 간두령은 제사장이나 지배자가 사용한 무구다.

삼국시대를 다룬 공간에서는 보물로 지정된 서봉총 금관과 각종 장신구로 신라의 황금문화를 보여주고, 통일신라시대 문화재는 불상과 불교조각에 초점을 맞춰 공개한다.

고려청자와 조선시대 분청사기, 백자, 청화백자를 한데 모아 관람객이 한국 도자기 역사를 파악하도록 하고, 조선왕실 권위를 나타내는 도장인 어보(御寶)와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도 전시한다.

박물관은 고려시대 금속공예품인 ‘은제 금도금 표주박 모양 병’과 ‘은제 금도금 고리’ 등 12점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디지털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전시가 진행되는 바르샤바 국립박물관은 1862년 개관했고, 아프리카 누비아 지역 발굴 유물과 폴란드 역사화가 얀 마테이코 작품 등 자료 83만여 점을 소장 중이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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