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9월 대구 신서혁신도시로 이전을 완료한 한국가스공사가 대구에 뿌리를 내릴 의지가 있는 지 의문이다. 한국가스공사는 본사를 대구로 이전한 지 만 5년이 됐지만 지역 기여도가 매우 낮아 공기업 지방이전 본래 취지를 망각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당연히 대구에 단지를 만들어야 하는 ‘수소콤플렉스’ 사업을 공모 형식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이 나서서 수소콤플렉스 사업이 대구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곽대훈(대구 달서갑) 국회의원이 가스공사 수소콤플렉스 사업이 대구지역 상생방안으로 발굴된 사업인 만큼, 대구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가스공사가 준비 중인 수소콤플렉스는 ‘수소유통센터’, ‘수소실증센터’, ‘수소연구센터’, ‘교육·홍보센터’ 등이 한 곳에 밀집한 시설로 수소 경제의 집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정부가 수소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 기대가 크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오는 2030년까지 국내 판매 신차 10대 중 3대를 수소·전기차로 생산하겠다고 천명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오는 2050년 수소산업에서 연간 2조5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가치와 30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보면 수소 산업은 미래의 핵심 산업의 한 축인 것이다. 대구시는 이 같은 수소산업, 수소 경제의 기반이 되는 수소콤플렉스를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대구시가 지난해 11월 가스공사에 수소 콤플렉스를 대구에 조성할 것을 요청한 바 있지만 가스공사의 결정에 그냥 맡겨 놓아서는 안 된다. 정치권은 물론 전 시민이 나서서 수소콤플렉스의 대구 조성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

가스공사도 이제 대구에 뿌리내릴 때가 됐다. 가스공사는 지역의 발전을 위해 대구시가 제시한 수소콤플렉스 구축사업에 초점을 맞춘 ‘수소산업 기반 구축 기본계획’을 적극 수용해 대구에 수소콤플렉스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가스공사는 대구로 이전했다지만 연구개발 지원금도 수도권에 비해 지역에는 형식적으로만 지원하고 있다. 곽 의원이 제출받은 최근 5년 간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에 보조한 R&D 지역별 지원 현황 자료에 의하면 수도권에 25억 원을 지원한 데 비해 대구엔 고작 3억 원 지원하는 데 그쳤다. 그것도 해가 갈수록 줄어서 지난해에는 5000만 원을 지원했다니 인색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수소콤플렉스 대구 조성으로 진정한 지역 이전 공기업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수소콤플렉스를 대구에 건립하면 수소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이전 공공기관 상생협력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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