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공중이용시설 1206곳 조사…비흡연 종사자, 발암물질에 노출
시설 전체 금연구역 운영 바람직…2025년부터는 실내흡연실 폐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PC방·당구장 등 공중이용시설에 실내 흡연실을 마련해도 간접흡연을 막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16일 수도권과 경북·대구 지역 1206개 업소(12개 업종)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내흡연실이 설치된 다중이용시설의 간접흡연 노출수준 조사’(한국환경보건학회 이기영 교수)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청소년·가족 단위 이용객이 많이 찾는 PC방과 볼링장을 비롯해 당구장 등에는 대부분 실내 흡연실이 설치돼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 실내 흡연실 운영비율은 PC방이 94.8%(116곳 중 110곳)로 가장 높았고, 당구장 87.0%(100곳 중 87곳), 볼링장 83.3%(18곳 중 15곳), 스크린 골프장 60.0%(35곳 중 21곳)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연구진은 먼저 금연구역 내 간접흡연 가능성을 살폈다.

전체 조사대상 중 실내흡연실이 설치된 곳 100곳을 선정해 실내 초미세먼지(PM2.5)농도와 간접흡연 관련 환경지표인 NNK 농도를 측정했다.

조사대상 PC방의 21.7%(23곳 중 5곳)에서 초미세먼지(PM2.5)가 실내공기질 유지기준(50㎍/㎥이하)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치의 4배에 달하는 188.3㎍/㎥을 기록한 곳도 있었다.

실내 표면 NNK농도의 경우, 스크린골프장·스크린야구장·스크린사격장 등 스크린운동장과 당구장, PC방이 카페 등 다른 업종에 비해 높았다.

연구진은 또 비흡연종사자(198명) 체내물질을 검사해 간접흡연 정도를 측정했다.

간접흡연 정도의 기준은 담배의 주요성분인 니코틴이 몸 안에 들어가서 대사산물로 생기는 코티닌과 담배 내 발암물질인 NNK의 대사산물인 NNAL의 체내 농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실내흡연실 설치 시설 종사자(155명)의 코티닌과 NNAL 측정값이 금연시설 종사자(43명)의 측정값에 비해 각각 2.4배, 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일부 비흡연 종사자에게서 흡연자 수준의 코티닌과 NNAL이 검출됐다”며 “실내흡연실 설치시설에서 간접흡연 노출의 위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당국은 단계적으로 모든 공중이용시설 실내 흡연을 금지하는 한편, 실내흡연실 자체를 폐쇄한다는 입장이다.

질본 관계자는 “공중이용시설 내 실내흡연실 설치·운영으로 이용객과 종사자가 간접흡연에 노출될 수 있다”며 “향후 시설의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흡연을 조장하는 환경 근절을 위한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오는 2025년부터는 실내흡연실 폐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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