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월 고용률이 23년 만의 가장 높고, 실업률은 5년 만에 가장 낮다고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경북과 대구는 오히려 하락했다. 고용률 통계 자체에 대한 허구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경제가 심각한 냉각 국면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정부가 자랑하고 있는 고용률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제조업 취업자 수가 18개월 째 감소하고 있다. 이는 역대 최장기간이다. 여기에다 9월 취업자가 35만 명 늘었지만 경제활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할 30~40대는 19만2000명 줄었다. 이에 비해 60대 이상이 38만 명, 그 중에서도 정부 노인 일자리사업의 주된 신청 대상인 만 65세 이상에서 23만1000명 늘었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시간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취업 시간대가 36시간 미만인 취업자는 73만7000명 늘어난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45만2000명 줄었다.

무엇보다 경북과 대구지역의 경우는 23년 만의 최고 고용률이라는 데도 오히려 하락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지역경제가 그만큼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통계 수치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경북 고용률은 62.4%로 전년 동월에 비해 0.1% 포인트 하락했다. 취업자 수는 144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00명이나 오히려 감소했다. 가장 심각한 감소세를 보인 부문은 도소매·음식숙박업으로 1만4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3.0%로 전년 동월에 비해 1.2%포인트 하락했다.

대구도 취업자가 줄었다. 대구의 고용률과 취업자 수는 각각 58.3%와 122만6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각각 0.3% 포인트, 0.6% 감소했다. 역시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 2만3000명 줄었다. 또 제조업이 1만 1000명 줄었다.

경북과 대구는 물론 전국의 숙박음식점업 부문 고용이 크게 준 것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최저임금 인상의 후속 대책으로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일시적으로 고용을 늘였지만 이제 종업원을 줄이고 고용 없는 자영업자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과 대구지역의 고용률 저하는 그대로 제조업의 경기 전망에 반영되고 있다. 경북과 대구의 4분기 경기전망이 암울하다. 제조업 10곳 가운데 9곳이 올해 정부가 전망하고 있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 기업 208개사(제조업 160개, 건설업 48개)를 대상으로 올해 4분기 기업경기전망 조사를 해 보았더니 경기전망지수(BSI)가 제조업 61, 건설업 60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의 부정적 경제심리가 극심한 지경이다.

경북과 대구의 고용률 하락 근본적 원인은 지역 경제의 위축으로 도소매·음식업의 폐업이 늘어나고, 제조업의 생산 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이다.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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