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27일까지 A관(12F)에서

유희 52x88cm 장지에 채색
박명희 한국화 ‘내마음속 꽃 이야기’전이 22일부터 27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12F)에서 열린다.

들녘에 피워낸 이름 없는 야생화를 비롯해 아름다운 새들과 화사한 꽃들이 함께 어우러진 ‘화조화(花鳥畵)’를 즐겨 그려오는 작가 박명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전통회화인 채색화법과 수묵화법의 확장을 꾀하는 문인화풍 한국화들을 선보인다.

1m가 넘는 대작에서부터 소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화조화를 선보이는 이번 작품전에는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을 소재로 삼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그녀가 즐겨 그리는 수묵채색화는 전통회화 기법에 현대적 감각과 미의식을 접목시킴으로써 새로운 조형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생활주변의 흔한 풍광이지만 작가의 심미안적 감각과 풍부한 표현력을 발현하려는 의지가 표출된다.

오랜 시간 작품 활동을 이어 온 그녀의 화풍은 완숙한 기법과 풍부한 색감이 주는 안정된 인상을 담고 있으며, 서울과 부산 등 다채로운 단체전 참여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이미지들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화조화’는 우리나라에서 궁중의 장식화나 민화 등에 화려한 색채를 사용한 매우 정교한 그림들이 전래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조선 중기에 크게 유행한 사계영모도(四季翎毛圖)의 예처럼 수묵 위주며 담채로 그려진 그림들도 유행되었던 장르이다.

일반적으로 새들은 꽃이 크고 화려한 나뭇가지에 등장하고, 나비 등의 곤충은 풀꽃을 배경으로 그려졌다. 중국과 비교할 때 산수화처럼 지나친 기교나 섬세함이 배제된 다소 거친 필치와 여유 있는 공간구성, 담채의 사용 등은 조선시대 화조화의 특징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특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서양화 구도와 표현기법에 접목시켜 ‘신화조화(新花鳥畵)’로 발전시킨 셈이다.

봄 59x68cm 장지에 채색
우리의 전통 화조화 개념에서 보면 그림 속의 식물과 새는 장식적인 용도와 함께 우리 인간의 삶을 보호하며 도와주는 벽사(僻邪), 길상(吉祥)의 목적으로서 고대인들은 영원한 회귀(回歸)와 재생(再生)의 의미 등 고대신앙과도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인간의 소망을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적 존재로서 기복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면서 발전해 왔다.

작가 박명희의 화조화 역시 아름다운 식물을 소재로 장식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상서로움과 기쁨을 전해주는 상징성을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녀의 화조화는 기존의 화조화에 등장하던 다양한 소재들 속에서 전통적인 개념 이외의 새로운 의미가 확대돼 보이기 시작하고, 다양하면서 복잡다단한 주제들을 소박한 일상의 작은 소재들에서 새로운 조형언어로 미묘한 감정표현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기법과 양식의 변화가 가져 온 고무적인 성과라 보여 진다.

최근에는 무분별한 수용으로 인해서 침체를 가져오던 현대미술의 동향 속에서 우리 전통에 대한 개념을 재해석하고 수용하려는 모습들을 점차 많이 분수 있는데, 위와 같은 역사적인 맥락에서 볼 때는 새로운 시대에 맞아 주체적인 자기화 과정으로서 그녀의 화풍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유희 66x105cm 장지에 채색
작가 박명희는 이번 전시의 취지를 “좋은 작품을 보면 눈이 즐거운 것이지만 그 좋은 느낌과 감동은 그 순간일 뿐 길게 남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눈으로 가볍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깊이 있게 느껴본다면 그 여운은 가슴 깊은 곳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라며 “일상의 언저리에서 마주치게 되는 정원에 핀 꽃들을 화폭에 담아 일상에 쫓겨 가볍게 움직이기보다는 조금은 삶의 깊이를 느끼고 더욱더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그리고 일상의 따뜻함을 가슴 깊이 느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전시는 화조화를 테마로 제작된 한국화 총 33점이 100호에서 10호까지 다양하게 선보인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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