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 번역 전집 표지.
해방기 이후 한국의 모더니즘 시 운동을 주도한 박인환 시인의 번역 작품을 모은 ‘박인환 번역 전집’(맹문재 엮음)이 출간됐다.

박인환 시인은 한국의 모더니즘 운동을 위해 해외 문학 및 영화 등을 탐색했고, 미국 여행까지 다녀오며 새로운 문물을 탐구했다. 그가 한국전쟁 이후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새로운 감각과 시어로 반영하는 작품 활동을 확장시키고자 번역한 시, 기행문, 소설 등을 이 전집에서 볼 수 있다.

맹문재 교수가 엮은 ‘박인환 번역 전집’은 해방기 이후 한국의 모더니즘 시 운동을 주도한 박인환 시인이 영미 문학을 번역한 작품을 모은 것이다.

한국의 모더니즘 운동을 확장하는 데 앞장섰던 박인환은 영미 문학론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한국영화평론가협회를 발족해 영화화된 문학 작품과 영화 시론 등을 발표하는 데 주목했다. 새로운 감각과 시어로 현대사회를 반영하는 문학 활동을 확대시키고자 외국 작품을 읽고 번역하여 한국 독자에 전한 것이다.

이 전집은 박인환이 번역한 작품들을 시, 기행문, 소설로 분류해 발표 연대순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전쟁을 반대하는 작품들, 예술 세계를 추구하는 작품들, 추리 세계의 소설들로 나누어 해설을 실었다.

시 작품으로는 알렉스 컴포트의 ‘도시의 여자들을 위한 노래’를 번역했다. 알렉스 컴포트의 반전운동은 궁극적으로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자연으로부터 오는 죽음에 대항하기 위해 인간의 노화에 대해 연구했고, 사회로부터 오는 죽음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사회운동가로서 활동했다. 그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빠져들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전쟁을 들었다.

기행문으로는 존 스타인벡의 ‘소련의 내막’을 번역했다. 이 기행문은 1947년 ‘뉴욕 헤럴드 트리뷴’지의 특파원으로 소련에 다녀온 뒤 발표했다. 정치적인 면보다 민중들의 삶을 보고 들은 대로 기록해 제2차 세계대전 뒤 소련의 실정을 구체적이면서도 객관적으로 담아냈다. 존 스타인벡은 폐허화 된 곳곳을 복구하는 소련 민중들의 눈빛에서 재건의 희망을 보았고, 전쟁을 바라지 않는 러시아 민중들의 마음을 읽었다.

소설로는 제임스 힐턴의 ‘우리들은 한 사람이 아니다’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민중들의 삶이 무너지는 상황을 그렸다. 펄 S. 벅의 ‘자랑스러운 마음’은 한 여성 조각가의 삶을 통해 예술가의 길을 조명했다, 윌라 캐더의 ‘이별’은 장편소설로 제3부로 구성됐다. 18세의 나이에 시카고로 음악 공부를 하러 간 한 여성을 통해 예술가의 생애와 사랑을 그렸다. 추리 소설로는 윌리엄 아이리시의 ‘새벽의 사선(死線)’,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바다의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백주(白晝)의 악마’를 번역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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