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소주성특위·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동 토론회
"구조개혁 병행 없이 재정지출 확대땐 나라 빚만 늘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한국조세재정연구원-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공동토론회 ‘구조전환기 재정정책의 역할과 방향’에서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축사를 하고 있다.연합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가 확장재정을 펴더라도 사회간접자본(SOC) 등 재정승수가 큰 분야에 집중투자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조개혁 병행 없이 재정지출만 확대할 경우 일본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높은 수준의 국가부채만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와 국책연구원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3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개최한 ‘구조전환기, 재정정책의 역할과 방안’ 토론회에서는 경제여건이 어려운 만큼 확장적 재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축사에서 “민간의 경제활력이 부족할 때 정부 재정정책이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경제 활력을 높이고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국가 재원이 쓰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조연설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확장적인 재정정책, 규제개혁이 주요 정책 방향”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 입법과 내년 예산안 처리 등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류덕현 중앙대 교수는 발표에서 정부가 확장적인 정책을 펴더라도 재정 승수가 높은 SOC 분야에 더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복지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점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올해와 내년 경기회복이 여전히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정 승수가 높은 분야에 재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 승수가 높고 경기 부양 효과가 큰 대표적인 분야로 SOC 투자를 꼽았다. 재정 승수란 정부가 지출을 늘렸을 때 국내총생산(GDP)이 얼마나 올라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SOC 투자와 달리 복지지출은 재정 승수가 낮은 편이다.

윤성주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재정정책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일본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구조개혁이 수반되지 않는 확장적 재정정책은 결국 높은 수준의 국가부채만 초래한다며 구조개혁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부채 확대가 민간의 경제활력을 줄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경제연구부장은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가채무비율은 2021년 40%를 넘어 2023년 40% 중후반 수준으로 계속 악화할 것”이라며 “재정적자 지속은 국가채무 누증을 가져오고, 이를 예상한 민간의 경제활동 변화로 정책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재원을 늘리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채권 이자율이 올라 민간 투자가 줄어드는 구축 효과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에 그는 “경기 확장기의 재정 흑자가 경기 하락기의 적자를 보완할 수 있게 하는 재정 운용 원칙이 확립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장표 소주성특위 위원장은 이날 “재정 운용이 여러 측면에서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내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확장적 재정 운용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성장잠재력 확충으로 이어지도록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충실히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도 “효율적인 공공투자는 국민경제 전체의 생산능력을 늘리고,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나 조세 지원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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