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된 상주읍성 해자 모습
고려 시대 1381년(우왕 7년)에 처음 쌓았다고 전해지는 상주읍성 복원에 시동이 걸리면서 그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상주박물관(관장 윤호필)은 지난 25일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인 심정보 명예교수 외 2명의 전문가와 함께 조사 현장에서 상주 왕산을 감싸고 있는 상주읍성에 대한 학술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성벽과 해자(垓子, 읍성 주위를 둘러 파서 만든 못)에 대한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진행한 이번 발굴 조사 결과 조사구역 내에서 성벽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해자’가 확인됐다.

해자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조사 구역이 지적도에서 구거(溝渠)로 표기된 곳으로 기존 고지도 및 문헌, 지표조사를 통해 상주읍성의 해자가 지나가는 범위로 추정되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에 추정되던 해자의 범위도 실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해자는 홍수 범람으로 인한 유실과 일제 강점기 때의 형질 변경 등으로 대부분 파괴된 상태나 구조적으로 고랑을 파고 내부 양측에 석축을 쌓은 형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선 시대 건물지 2그리드에서는 ‘-’자 형태의 기단이 확인됐고 3그리드에서는 3개의 기단이 ‘?’자 형태로 연결된 것이 확인돼 최소 5동 이상의 건물이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자 형태로 연결된 기단의 마당은 전체를 굴착한 다음 할석으로 채워 배수를 용이하게 한 형태를 보여 매우 특이한 구조인 것으로 평가됐고 남쪽 건물지는 수키와를 아래위로 겹친 배수시설이 마당 쪽으로 연결된 것이 확인됐다.

윤호필 관장은 “이번 조사 대상지는 1928년에 처음 세워진 상주 주조주식회사 건물이 위치했던 곳인데 이곳에서 주조장과 관련된 백자편과 옹기편 등의 유물이 다수 출토됐고 조선 시대 건물지와 근대 주조장 건물지 등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장에서 ‘상선(尙仙)’ 명의 술잔이 출토됐는데 일제 강점기 당시 상주 주조주식회사의 고유 브랜드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심정보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은 “상주읍성의 해자 일면이 확인된 것은 큰 의의가 있고 상주박물관에서 입수한 상주읍성 4대 문 사진 및 시가지 사진은 엄청난 가치가 있다”며 “이를 활용해 상주읍성에 대해 더 조사하고 전국에서 가장 올바른 읍성 복원 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대 기자
김성대 기자 sdkim@kyongbuk.com

상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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