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를 통한 '부에 이르는 올바른 길' 제시

붓다의 경제코칭 표지 입체
‘붓다의 경제 코칭’(민족사)은 1988년에 처음 출간됐다.

30여 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인들에게 ‘빠른 경제 발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지난 세대에게는 추억의 문구로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던가 되돌아보는 시간이라면, 그는 자랑스럽게 여길까? 아니면 그렇게 해서 나는 무엇을 이루었나 하는 씁쓸한 기분일까. 취업이라는 목표를 가진 젊은이, 주위의 부러움을 받으며 취업해 사회초년생이 된 젊은이에게 ‘빠른 경제 발전’이라는 단어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30년 전의 이 땅에서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스스로 뿌듯하고 만족스럽고 앞으로도 추구하고 싶은 그런 가치라고 느낄까?

이 책이 출간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에게 더욱 큰 울림을 주는 까닭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어딘지 이상하다고,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면서도 왜 그런지 이유를 알지 못했던 문제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어디로 달려가는지, 왜 달려가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남들보다 빨리 달리면 내 삶이 나아질 거라고 믿었던 바보 달리기를 멈출 수 있는 지혜를 주기 때문이다. 시간을 초월해 인간이 가지는 복잡다단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단서를 제공하는 것, 바로 고전의 힘이다.

‘붓다의 경제 코칭’의 저자 프라유드 파유토 스님은 그동안 숫자로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서 현실 문제를 더욱 꼬이게 했던 기존 경제학의 모습을 직시하면서 우리가 자신의 가치에 대해 다시 질문할 때 많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불교경제학이라고 해서 불교를 먼저 알아야 하거나 불자가 될 필요는 없다. 경제학 이론을 알기 위해 두꺼운 책을 뒤져가며 공부할 필요도 없다. 《붓다의 경제 코칭》의 저자 프라유드 파유토 스님은 불교경제학자란 경제 행위가 현실에서 올바르게 실현될 수 있도록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즉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서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게 하는 것이다. 남을 밟고 서야 내가 살 수 있는 생존경쟁이 아니라 각자의 경제활동이 다른 사람도 이롭게 하는 조화로운 삶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현실적으로 꼭 필요한 몇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경제를 논하는 데 그런 것은 필요 없다고 기존의 경제학이 애써 무시했던 가장 기본적인 질문들 말이다.

‘가치, 만족, 일, 생산과 비생산, 경쟁과 협동, 선택, 인생관…’

저자 프라유드 파유토 스님은 경제학이란 우리의 삶을 압박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주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동안 숫자로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서 현실 문제를 더욱 꼬이게 했던 기존 경제학의 모습을 직시하면서 우리가 자신의 가치에 대해 다시 질문할 때 많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흔한 통념과 달리 불교에서는 부자가 되고 싶은 인간의 욕구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인정한다. 행복하고 즐겁게 살고 싶다는 인간의 열망도 자연스러운 본성이라고 인정한다. 불교 어디에서도 가난을 칭찬하거나 장려하지 않았다. 부처님은 부자가 되면 안 된다거나 부자는 나쁘다거나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 중요한 점은 부 자체가 칭찬이나 비난을 받을 일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행동으로 부를 이루고 활용했는가 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부에 이르는 올바른 길’을 알지 못할 때 생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욱 더 고통 속에 빠지기 때문이다. 무지한 상태로 달려가다 보면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알려줄 뿐이다. 불교경제학은 지혜를 통해 자신을 이롭게 하는 부의 길을 제시한다.

’부를 정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얻으면 비난을 받는다. 또한 부를 얻었더라도 그것의 노예가 되어 그 결과로 고통을 받는 것도 비난받을 만하다. 적법하지 않게 부를 얻는 것이 비난받는 일인 만큼, 인색하게 부를 축적하고 자신과 가족 또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재산을 쓰지 않는 것도 비난받는다. 게다가 부를 제멋대로 탕진하거나 그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유발시켜도 비난을 받는다.’

불교경제학에서 말하는 ‘중도中道’란 넓게 해석하면 자기 자신과 남을 해치지 않는 일이다. 즉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인간의 모든 활동에 대한 불교의 기준이다. 세상 속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향상시키며 선을 행하고, 조화롭게 성장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불교경제학이 그 길을 제시할 것이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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