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야생멧돼지 '돼지열병' 확진, 작년 SFTS 발병과 맞물려
멧돼지 폐사체 속 해충이 SFTS 인체감염 유발했을 가능성 커

김현권 의원
지난해 6월 멧돼지 4마리에 대한 돼지열병(CSF) 확진과 함께 야생진드기에 의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바이러스가 멧돼지에서 잇따라 검출됐지만, 늑장 대처로 인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전염과 SFTS 인체감염을 늘리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6월을 전후해서 야생멧돼지에 대한 CSF와 SFTS 예찰 과정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환경과학원은 지난해 6월 17일 북한산국립공원 서울시 도봉구 일대, 7월 8일 북한산국립공원 경기도 양주시 일대, 10월 16일 충남 서천군 등 지난해 한 해 동안 포획한 멧돼지 7마리로 부터 SFTS바이러스를 검출했다.

이에 앞서 환경과학원은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전년 대비 5배, 2016년보다 1.7배 많은 야생진드기 3095마리를 잡았다.

때를 같이해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해 6월 12일 국립환경과학원이 의뢰한 CSF감염이 의심스러운 야생멧돼지 혈청시료 6개 가운데 2017년 8월~9월 강원도 춘천시에서 포획한 멧돼지 혈청시료 3개, 그리고 경북 경산에서 채취한 혈청시료 1개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모두 확진을 통보했다.

시료채취와 검사의뢰, 그리고 검사 결과 통보에 이르기까지 길게는 1년이 넘게 걸린 정부 당국의 늑장 대처 또한 CSF 확산과 야생 진드기 증가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만든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올 들어 야생멧돼지에서 CSF가 만연하는 현상은 지난해 멧돼지의 잇따른 SFTS발병과 맞물려 있다.

2018년 3월부터 5월까지 야생진드기 채집 숫자 증가와 함께 멧돼지의 STFS감염 사례가 연이어 발생했다.

때를 같이해 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야생멧돼지의 CSF 확진이 잇따랐다.

환경관리원이 지난해 SFTS와 CSF에 느슨하게 대응하는 사이에 SFTS 인체감염은 더욱 기승을 부렸다는 것니다.

질병관리본부가 김현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SFTS 환자 수는 2016년 165명에서 2017년 272명으로 증가했고, 사망자수는 2016년 19명에서 2017년 54명으로 늘었다.

SFTS환자 수와 사망자 수는 지난해 259명과 46명, 그리고 올 들어 10월 12일 현재 190명과 33명으로 나타났다.

야생진드기는 CSF와 ASF를 야생 멧돼지에 전파하고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SFTS를 유발하는 악성 매개체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병든 돼지가 건강한 돼지와 직접 접촉,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분비물이나 사체 부스러기가 차량이나 사람에 의한 전파, 특정 진드기가 알 등으로 유포하는 경우가 생물매개체를 통한 일반적인 ASF 감염 경로”라고 소개했다.

방역당국도 멧돼지 폐사체의 파리, 진드기, 비듬 등이 사육돼지에 옮겨붙어 ASF바이러스를 감염시킬 수 있다고 보고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현권 의원은 “기온이 높아지면서 곤충을 매개로 한 질병이 기세를 더하고 있다”면서 ‘야생진드기는 멧돼지에 SFTS, CSF, ASF와 같은 전염병을 옮기고 SFTS 인체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CSF와 ASF가 확산될 경우 SFTS의 인체감염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 “야생멧돼지 개체 수 관리는 ASF방역 뿐만이 아니라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아직까지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SFTS의 인체감염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라며 “멧돼지와 진드기에 대한 조사를 더욱 확대하고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철민 기자
하철민 기자 hachm@kyongbuk.com

부국장, 구미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