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투자하면 연20~30% 수익 보장" 투자자 180명 속여
동생·모친 등 가족·동문 선후배 등 공범 5명 기소의견 송치

연 20∼30%대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대학 동문에게 200억대의 투자금을 가로챈 40대 남성이 수년간 도피 끝에 국내로 송환돼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포항의 한 사립대 동문에서 발생한 대규모 사기 사건으로 동문 사회는 적지 않은 충격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사기·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41)씨를 구속해 B(40)씨 등 공범 5명과 함께 최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공범에는 그의 동생과 어머니 등 가족 2명과 대학 동문 선후배 3명이 포함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경북 포항의 한 대학을 졸업한 A씨는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같은 대학 동문에게 접근해 “내게 투자하면 월 2∼3%, 연간 20∼30%가량의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고 속여 총 180명으로부터 205억 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국내에 여러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뒤 같은 다른 공범들을 회사 직원으로 내세워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A씨 일당은 나중에 받은 돈을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돌려주는 소위 ‘돌려막기’식으로 자금을 운용했으나, 실제로 펀드 등에 투자한 돈은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를 믿고 수 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을 맡긴 피해자들은 처음에는 다달이 받던 수익금을 2014년께부터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원금도 날릴 위기에 처하자 2017년께 A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A씨는 이미 해외로 도피한 상태였고, 경찰은 2018년 10월 A씨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해 적색수배(체포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리는 국제수배)했다.

수년간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지난 8월 인도네시아 당국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 뒤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측으로부터 압수한 계좌와 금융기록 등을 분석해 볼 때 피해자는 최대 300여 명, 금액도 300여억 원까지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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