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도 인적쇄신 여론 고조…31일까지 당협위원장 당무감사
현역의원들 공천 영향 줄지 촉각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이철희 의원 좌석이 비어 있다. 지난 15일 이철희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이날 표창원 의원도 불출마를 발표했다.연합
여의도 정치권의 시선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내년 21대 총선(4월 15일)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초선인 이철희·표창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대규모 현역 의원 물갈이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 최종평가 결과를 앞두고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들을 공개하는 방안이 조국 사태 이후 다시 고개를 들면서 얼마 전까지 현역 의원 40~50명 물갈이론 등으로 술렁이던 민주당이 다시 인적쇄신 카드가 최대 화약고로 떠올랐다.

자유한국당 역시 새 인물 수혈과 인적 쇄신을 위해 전국적으로 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당무감사가 진행 중이어서 현역의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무감사 결과가 나오면 현역과 원외를 구분하지 않고 낙제점을 받은 지역에 대해선 물갈이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난 20대 총선 뒤 홍준표 전 대표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각각 당무감사로 당협위원장 자격이 박탈된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앞둔 공천 과정에서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북·대구지역 현역의원 지역구에 대한 당무감사가 28일부터 본격 시작됐다.

이날 당무감사 위원장은 경북도당·대구시당 당직자 및 부위원장들과 내년 선거를 앞두고 지역 분위기와 의견,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으며, 4개 팀(2인 1조)으로 구성된 당무감사팀은 오는 31일까지 현역과 원외 위원장에 대한 지역 당원의 평가를 심도 있게 들여다볼 예정이다.

앞서 감사팀은 경북 경산과 고령·성주·칠곡, 상주·의성·군위·청송 등 원외 위원장이 있는 당협에 대해 당무감사를 실시했으며, 대구 수성갑과 북구을 지역은 이번 현역지역과 함께 감사를 벌인다.

한국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기반이 강한 경북·대구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좀 더 철저한 현역 검증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구지역에서는 현역이지만 당협위원장 자리를 빼앗긴 동구 갑(정종섭 의원)과 중·남구(곽상도 의원), 민주당 김부겸·홍의락 의원 지역구인 수성갑(정순천 당협위원장)과 북구을,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 지역구인 동구을(비례·김규환 의원)은 특별지역구로 분류해 현미경 감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과 관련해 한국당이 가장 고민해야 할 것은 ‘현역 물갈이’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대신할 참신하고 역량 있는 새로운 인물(정치신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정치철학과 도덕성, 전문성 등을 철저히 검증해 지역 일꾼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무조건 다선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국회는 물론 당 지도부 내에서도 지역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려면 초선·재선의원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며 “다른 지역의 경우 역량 있는 의원을 키워서 5선 6선 7선을 만들어 내는데 경북·대구는 정당한 평가도 없이 3선 의원만 돼도 매번 물갈이를 거론하는 것은 지역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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