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부들 모임 '쓰맘쓰맘', 수익성 아닌 쓰레기 줄이기 차원
제품 구입 후 준비한 통에 담아가

세계적으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활동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굿바이~플라스틱! 장터’가 29일 카페 모두(포항시 북구 대안길)에서 열렸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플라스틱 프리! 의미있는 첫걸음 함께해요.”

세계적으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활동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지역 젊은 엄마들이 모여 플라스틱 포장 없는 팝업장터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쓰맘쓰맘’ 회원들이 마련한 ‘굿바이~플라스틱! 장터’가 2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카페 모두(포항시 북구 대안길)에서 열렸다.

이날 장터에는 천연세제 소프넛을 비롯해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 무농약 채소·과일·빵(스콘) 등 건강한 먹거리와 세제, 플라스틱 대안품 등이 판매됐다.

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 쓰레기를 줄이려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활동인 만큼, 비닐 포장은 제로.

모든 제품은 알맹이만 판매되기 때문에 구매자들은 각자 준비해 온 주머니나 반찬 통, 텀블러 등에 필요한 만큼만 덜어갔다.

말통으로 준비된 친환경 세제를 소분·구입하기 위해 3ℓ통을 깨끗이 씻어 왔다는 주부 이지영(33)씨는 “마트에서 리필용을 구입하더라도 비닐포장에 담겨있는 것을 살 수 밖에 없다. 집에서 쓰던 통에 그대로 담아갈 수 있으니 쓰레기도 안 나오고 오히려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쓰맘쓰맘’은 포항 지역 유명 맘카페에서 알게 돼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매주 정기적으로 모이는 30대 젊은 주부들.

아이들의 건강과 미래를 염려하는 엄마들이 모인 ‘쓰레기에 맘 뺏긴 쓰레기 구출 맘’이다.

김현숙(38) 회장은 “이번 장터는 수익사업이 절대 아니다. 비닐 포장 없는 쇼핑문화, 쓰레기를 줄여 보자는 일종의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쓰맘 회원들은 장바구니·텀블러 등은 생활화하고 있다.

물티슈 포장봉지 안에 마른 손수건을 차곡차곡 접어 다니거나 아이가 크면서 필요 없어진 물품은 서로 빌리고 바꿔쓴다.

‘비닐봉지는 안 주셔도 괜찮아요’ ‘영수증을 필요하지 않습니다’ ‘빨대는 빼주세요’라고 적힌 스티커를 신용카드 위에 붙여 쓰레기 줄이기 운동에 동참하기도 한다.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삶에서 얻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전하면, 굳이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줄이자는 인식이 퍼진다는 게 쓰맘 회원들의 생각이다.

이들은 소분장터 외에도 칠포해수욕장·신항만 등 해변쓰레기 줍기, 아이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졸업한 후 버리는 가방들을 모아 캄보디아 등에 학용품과 함께 보내는 캠페인 ‘반갑다 친구야’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극한체험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환경과 건강을 생각한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반찬 가게에 가면 음식을 비닐에 넣어주는데, 비닐 대신 가져간 반찬통을 내밀면 좋다. 집에 와서 옮겨 담는 번거로움이 없고 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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