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햇살이 아침잠을 깨우며/ 하루를 지낼 준비에 들어간다/ 자동차 홍수의 거리로 나서면/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나처럼 일을 하는 동지들로 가득 차 있어/...” 컨트리 여성 싱어 돌리 파튼(Dolly Parton)이 1981년 발표해 히트한 ‘9 To 5’의 가사 내용이다.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하는 미국 문화와 다르게 우리는 보편적으로 아침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다. 이는 산업화 이후 일반화돼 있던 노동시간 개념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통적인 근로 시간제나 근무 형태와 다른 탄력 근로니, 파트타임제니, 재택 근무니 하는 다양한 근로 형태가 도입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노동시간 유연성이 커지고 있다. 노동 시간 단축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자는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이 이 시대 트랜드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한국 근로 현장의 근무제 변화를 이끌고 있는 곳이 포스코다. 포스코는 지난 2011년 작업조를 4개로 편성해 2개 조는 주간과 야간으로 나눠 12시간 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휴무하는 4조 2교대 방식을 도입했다. 휴일과 관계없이 12시간 씩 4일 일한 뒤 4일 쉬는 근무형태다.

4일 연속 휴무로 여행과 여가활동은 늘었지만 기대와 다르게 지역의 외식과 쇼핑업계 매출은 크게 줄었다. 또 장시간 근무와 4일 연속 휴무로 산재 사고 발생이 늘어나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생겼다. 이를 개선해 2015년에는 12시간 씩 이틀 쉬고 이틀 일하는 새 4조2교대 근무제를 도입했다.

이번에는 포스코가 출퇴근 시간을 한 시간 앞당기는 ‘8 to 5 근무제’를 다음 달 16일부터 시행한다.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기 개발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포스코의 근무시간 변경으로 포스코는 물론 계열사, 협력사 상주 근로자 1만4660명의 근무시간이 바뀌게 됐다. 근무 시간제 변경으로 주거지 인근과 도심 상권이 살아날 것으로 보여 포항시가 반색하고 있다. 음식점이나 유흥업소, 영화관, 취미교실, 쇼핑몰 등 지역 상권과 경제에 어떤 변화가 올지 기대가 크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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