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17일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

장민숙作
장민숙 초대전 ‘Controlled Disorder; 통제된 무질서’가 11월 5일부터 17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 (12F)에서 열린다.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마을과 집 풍경을 연작으로 그려오고 있는 작가 장민숙은 2009년부터 ‘Flaneur; 산책하는 사람’이 주는 일관된 주제를 회화적으로 표현해 왔었다. 이국적 건축물과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은 조형적 구성에서 오는 아름다움의 표상이자, 그 속에서 생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한 삶이며,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도 했다. 주제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구상에서 추상으로 변화되는 작가의 조형적 감각은 ‘산책’이란 단어가 갖는 사전적 의미의 확장으로 현대사회가 갖는 다변화와 복잡한 정신적 가치관의 회귀로 보아도 무관할 것이다. 다시 말해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거니는 산책자의 개념에서 벗어나, 도시의 산책자로서 현대적 상징성을 이미지로 반영한 의식의 진화이다. 더불어 조형연구에 있어 화면의 다채로운 형태들을 사각이란 하나의 조형언어로 단순화 시켜내는 능력은 오랜 시간 작업에만 전념해 온 작가의 깊은 직관과 사색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작가의 이번 초대전에서는 연작으로 이어져 오던 주제에서 벗어나 ‘Controlled Disorder; 통제된 무질서’라는 확장된 개념으로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예술이 추구하는 인간 삶의 본질을 명쾌한 조형언어로 표현하기보다는 기하학적인 형상이나 추상적인 도형을 통해 현대인들의 내재된 예술관을 일깨우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회화에 있어 형태의 개념은 주로 우리의 감각 중에서 시각과 촉각에 의해 지각되기 때문에 색과 함께 대상의 감각적 경험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다시 말해 형태는 사물의 생김새 형상과 생긴 모양으로 어떤 대상에 대해 전체를 구성하는 각 부분의 질서를 갖고 있다. 미술이론상 그러한 형태의 분류는 추상적 형태와 구상적 형태, 이념적 형태, 순수 형태 등 네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중 장민숙 회화는 표현적 형태가 갖는 단순화된 상징성과 감정적 표상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는 구상과 추상의 중간적 존재로서 집과 풍경이 갖는 사각이라는 형태를 함축적 도상으로 표현함으로써 절대적 호소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건물의 사각모양, 창문, 가구 등 모든 일상의 도구들을 크고 작은 사각의 형태 등이 무질서 하게 내열되어지지만 이는 커다란 사각 형태(틀) 속에 또 다른 통제와 관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트디렉터 박준헌은 장민숙의 작품세계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집에는 자신이 살고자 하는 삶이 담겨 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에게 집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은 어떤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과 등가(等價)다. 이미 규격화되고 제도화된 아파트 같은 삶을 살아가야 하고 이를 부정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이러한 질문은 삶이 지속하는 한 의미 있고 유효하다. 장민숙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를 질문하고 그 삶이 하나의 우주이자 가장 고귀하고 가치 있음을, 그리고 그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돌아봐야 하며 무한히 넓고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다면 적어도 우리는 그의 세계를 정면에서 마주한 것이다”라는 평가처럼 사각이란 조그마한 형태 속에서 우리의 삶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한 번 천천히 되짚어 보는 시간들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투영될 것이다.

작가 장민숙의 근작들은 견고하게 짜여진 형태와 색채의 시각적 힘과 새로운 가능성을 가식 없이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환영과 평면성 회화의 정체성을 리드미컬하고 메타포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시대성이 투영된 깨달음의 예술정신을 담고 있다.
장민숙作
장민숙作
장민숙作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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