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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보재정 축내는 사무장병원, 막을 ‘법’ 없나
[기고] 건보재정 축내는 사무장병원, 막을 ‘법’ 없나
  • 배숙련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남부지사장
  • 승인 2019년 11월 03일 16시 28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1월 04일 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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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숙련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남부지사장
배숙련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남부지사장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 의료기관으로 인해 국민이 낸 소중한 보험료로 조성한 건강보험재정이 줄줄 새고 있다. 사무장 병원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비의료인이 다른 의사의 면허를 빌리거나 법인 명의로 운영에 나서는 불법 개설기관을 이르는데, 의료서비스의 질이나 환자의 안전·생명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수익증대를 목적으로 한다.

이들은 진료 횟수 부풀리기와 같은 과잉진료로 불법·부당청구가 허다하고, 일회용 의료용품을 재사용하며, 심지어 입원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입원을 종용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의료 인력이나 시설 투자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고 병원 내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등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 누수도 이제는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2009년부터 지난해 10월 말까지 10년간 부당하게 청구하다 적발된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기관은 총 1531곳에 달하며, 그 피해액이 무려 2조5490억 원에 이른다. 일부 세력의 사익추구로 우리 모두의 건강과 평생건강을 위한 우리의 종잣돈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국민 모두가 불법개설 사무장병원의 피해자인 것이다.

사무장병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 케어)도 실효성을 높이기 어려운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수사권이 없어 주도적인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사법기관의 관련조사를 지원하고 있을 뿐, 수사기관의 결과에 따라 환수할 수밖에 없다. 일선 경찰의 수사가 장기화(평균 11개월)되거나 법정 분쟁이 길어져 최종 환수 결정까지 아주 오랜 시일이 걸린다.

결과적으로 진료비 지급차단이 지연돼 재정 누수가 가중될 뿐 아니라 불법 개설자들이 재산을 도피시키고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벌게 된다. 이에 따라 공단이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실질적인 환수가 어렵게 되는데 전체 환수금액의 6.72%(대구·경북 7.13%)에 불과한 누적징수율을 고려해보면 대책 마련이 정말 시급하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기관 단속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이하 특사경)을 부여하여 전문성을 살린 신속한 수사로 사무장병원 단속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사법경찰관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 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의안 번호 17183, 2018년 12월 6일 송기헌 의원 발의)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사경제도가 도입되면 행정조사 경험자, 변호사, 전직 수사관 등 전문인력 200여 명과 빅데이터 기반의 불법개설기관 감지시스템을 통한 신속한 수사(평균 수사 기간 11개월→3개월)로 연간 최소 1000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조기 채권확보로 재산은닉, 사해행위 최소화로 저조한 징수율 제고에 기여하고, 결국 건전한 의료기관의 수익증대는 물론 불법개설기관 신규 진입 억제와 자진 퇴출 효과까지 기대된다.

발의된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시행돼 사무장병원을 뿌리 뽑아 국민 불안을 잠재우고 건보재정을 보존함으로써 더 이상 국민 건강을 담보로 불법적인 사익을 추구하는 이들이 활개 칠 수 없는 세상을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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