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수슬로 지체장애 6급 판정…돈 없어 굶다 빵 훔친 딱한 사정
'할 수 있다' 강력한 의지에 채용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휴먼스가 열흘 동안 굶다 마트에서 빵을 훔친 ‘현대판 장발장’인 지체장애인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 포스코 그룹의 ‘기업시민’정신 실천에 나섰다.

포스코휴먼스는 3일 광주 북구 용봉동 모 마트에 들어가 5만5000원 상당의 빵과 식품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힌 A씨(35)를 직원으로 채용, 4일부터 출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리 수술을 받아 지체장애 6급 판정을 A씨는 자신을 돌봐줄 가족조차 없는 데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열흘 동안 굶다 지난달 18일 결국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마트에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딱한 사정을 뉴스로 전해 들은 포스코휴먼스는 마침 세탁물 배송업무 담당 채용 기회를 A씨에게 주기로 하고, 곧바로 광주 북부경찰서에 연락을 취해 A씨에게 취업 지원 의사를 물었다.

포스코휴먼스는 “A씨가 취업의사와 함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 옴에 따라 면접 과정에서 ‘포스코 공장 내 세탁물 배송 업무를 소개하고,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지’를 물었고, A씨가‘할 수 있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힘에 따라 채용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상근 포스코휴먼스 행정그룹장은 “지난 10월 A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뒤 회사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아 A씨에게 취업의사를 물었고, 면접을 통해 취업 하고픈 강력한 의지를 확인한 뒤 채용을 결정했다”며 “일단 세탁물 배송업무를 맡길 것이지만 척추장애로 인해 업무수행이 불가하면 다른 보직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씨의 채용 조건은 3개월 수습 후 만 60세 정년이 보장되는 정직원이며, 회사 측은 연봉 이외에도 주거비용 300만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 2008년 포스위드로 출범한 포스코휴먼스(대표 김창학)는 지난 2013년 포스코가 장애인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국내 1호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주요 업무는 서비스업(사무지원·클리닝·IT지원) / 차량사업이며, 전체직원 643명 중 취약계층 229명·장애직원 223명 등 대부분의 직원이 사회적 약자로 구성돼 있다.

특히 포스코휴먼스가 취업하지 못해 범죄를 저지른 청년 A씨 에게 희망을 담은 취업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과 함께 발표한 새로운 경영이념인 ‘기업시민’정신을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