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야시장 성장 가능성 보여줘

1일 개장한 대구 북구 칠성시장 야시장에 많은 시민들이 찾아 다양한 먹을거리를 살펴보고 있다.야시장에는 60여 개의 이동식 전동 매대에서 전통음식과 퓨전음식,주류 및 음료 등 다양한 음식료품을 판매한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대구 칠성야시장이 개장 후 수많은 방문객을 맞이하면서 성공적인 첫 주말을 보냈다. 서문야시장에 이어 대구 대표 야시장으로 거듭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셈이다.

지난 1일 문을 연 칠성야시장은 개장식 행사를 2시간여 앞둔 오후 4시부터 분주해졌다. 야시장 상인들은 손님을 맞이하기 전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기구를 미리 다뤄보기도 했다.

가게 앞에 거대한 고기를 매달은 한 상인은 자신의 머리에 공룡 모자를 썼다. 약 30㎝ 크기의 ‘공룡고기’를 판매하는 상인이 자신을 꾸며 조금이라도 이목을 끌기 위해서다. 상인 강성훈(39)씨는 이름은 공룡고기지만, 재료는 칠면조 다리라며 거대한 고기가 요즘 유행이라고 설명했다. 미리 야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거대한 고기를 발견하고 다가오자 강씨는 큰 목소리로 “칠면조 다리입니다”라고 안내하며 장사를 이어나갔다.

철판 치즈 구이를 판매하는 박수찬(39)씨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야시장 손님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서문시장 야시장에서 1년 8개월 동안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가리비와 새우를 주재료로 판매에 나선 박씨는 음식재료 위에 치즈를 올린 후 거대한 ‘불 쇼’를 선보이며 손님들을 맞이했다.

상인들의 개성적인 모습에 야시장은 금세 사람들로 북적였다. 커플룩을 입은 연인부터 자녀를 데리고 나온 부모들, 노부부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칠성시장에서 과일을 판매하는 60대 상인 부부도 호기심에 야시장을 찾았다. 상인 최기훈(61·북구)씨는 “야시장이 열린다고 해서 부인과 함께 와봤다”며 “야시장이 칠성시장의 이름을 더 많이 알리게 되면 우리도 좋을 것”이라며 야시장을 두루 살폈다.
대구 북구 칠성시장 야시장이 개장 이틀 째인 지난 2일 수많은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신천을 달리던 시민들도 음식 향기에 이끌려 야시장을 찾았다. 매일 자전거를 탄다는 시민 송재욱(39·수성구)씨는 “매일 야시장이 열리는지 몰랐다. 서문야시장처럼 운영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연중무휴라는 것을 알리자 그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출출할 때 사서 먹어야겠다”면서 “여러 음식을 먹어보고는 싶은데, 자전거를 타야 해서 포장해가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오후 8시가 넘어가자 상인들의 손길이 더욱 빨라졌다. 야시장 특성대로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이 몰리면서 마련했던 음식들이 빠르게 팔렸기 때문이다. 국민 간식 떡볶이를 판매하는 가게 앞은 여성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뤘고, 순대와 무침회 등을 파는 가게 앞에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시민들이 몰렸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꼬치를 판매하는 가게와 바비큐 음식을 빠르게 구워내는 상인 앞으로도 손님이 잇따랐다. 바비큐 요리를 판매하는 이진희(50·여)씨는 “지금처럼 장사가 된다면 더없이 좋겠다”며 미소를 띠었다.

칠성야시장 개장 첫날 행사에서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배광식 북구청장이 야시장의 성공을 기원했다. 배 청장은 “칠성시장이 그 어떤 시장보다 열정이 있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며 “많은 시민이 칠성야시장을 찾길 바라고, 상인들 모두 사업이 번창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또한 “야시장 위치가 상가한 가운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신천변에 있어 전국 최고의 야시장이 될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행정기관이 야시장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실질적인 주체는 상인들인 만큼,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대구시가 계획하는 신천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신천과 칠성야시장이 어우러지는 명소가 될 것”이라며 “시장으로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칠성야시장이 지역 대표 야시장으로 자리 잡기까지 꾸준한 관리·감독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말 동안 차를 타고 야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신천고가교공영주차장 일대에 불법주차를 일삼으면서 교통체증이 유발됐고, 야시장 한쪽에 마련된 간이식탁에서는 노인이 자리 양보를 요구하며 미리 자리를 잡은 청년에게 언성을 높이는 등 세대 간 다툼이 발생하기도 했다.

친구와 함께 야시장을 찾은 권동휘(31·달서구)씨는 “어르신이 미리 자리를 잡은 청년들에게 당연히 양보해야 할 것처럼 말해 사실 보기가 좀 불편했다”며 “칠성야시장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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