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블럭 공사에 특정기술 적용, 국내 기술보유업체 외면해 반발
도동항 공사 로열티만 수억원대, 日 기술 선호하는 관행 개선 지적
포항해수청 "한일갈등 이전 설계"

울릉도의 입도관문인 도동항.

최근 착공한 경북 울릉군 울릉(도동)항 방파제 보수·보강공사에 일본에 특허료를 지불하는 공법이 사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민족의 섬’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울릉도에 최근 한·일 경제 갈등 속에도 일본 특정 공법이 반영돼 국내 기술 보유업체 반발을 사고 있다.

3일 포항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울릉(도동)항 방파제 보수보강공사’가 최근 착공해 오는 2021년까지 2년 동안 105억 원이 투입된다.

이 공사는 울릉항 외곽시설인 남·북방파제를 총 118.4m 보강해 고조위(높은 풍랑)이나 폭풍 해일 시 방파제 안정성 확보를 위한 사업이다.

지난 2012년 기본 및 실시 설계, 올해 6월 공사 발주에 이번에 착공했다.

문제는 큰 파도로 인한 해안가 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하는 구조물인 소파(消波) 블록 등 방파제 시설물 공사에 일본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것.

소파블럭에는 다른 국내 기술이 있는데도 이 공사의 경우 일본 공법인 ‘DOLOS-Ⅱ’를 일정 구간 설치하도록 설계에 반영됐다. 

DOLOS-Ⅱ는 일본에 특허료를 주는 공법이다.

포항해수청이 공개하지 않지만, 통상 블럭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1㎥당 200엔(약 2100원)가량 지불해야 하는 특허료를 감안, 이번 공사로만 억대의 로얄티를 전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내 기술 보유 업체들은 일부 특정 업체 기술 적용이 일본 특허에 편중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방파제 등 항만 공사에서는 오래전부터 일본 기술을 선호하는 편이며, ‘공사 실적’ 등 평가 기준으로 기술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의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상징적 의미가 큰 울릉도에서 주지 않아도 되는 로얄티를 일본에 주는 구태의연한 설계 등 공사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특허청이 ‘한국형 소파블록 특허기술, 우리 해안 지킨다’라며 "국내 특허기술이 보다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고, 더불어 우리 중소기업이 해외 진출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외출원을 통한 권리화가 필요하다"고 국내 기술을 중시하겠다고 천명한 것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포항해수청 관계자는 "이번 울릉항 방파제에 일본 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맞지만 한일 분쟁 이전에 설계가 됐다. 현재와 같은 분위기였으면 배제가 됐을 것"이라며 "태풍이 많이 지나가고 파도가 높은 울릉 지역에는 비슷한 사정에 항만 기술이 발전했고, 항내 특성상 최대 100t까지 블럭 크기가 가능한 일본 제품이 적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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