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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깜짝 단독환담', 관계회복 전환점 되길
한일 정상 '깜짝 단독환담', 관계회복 전환점 되길
  • 연합
  • 승인 2019년 11월 04일 17시 15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1월 05일 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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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소통하는 자리가 성사돼 양국 간 갈등 해소의 주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4일 오전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대기장에서 아베 총리와 11분간 단독 환담을 했다. 두 정상이 별도로 만난 것은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계기 정상회담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두 정상은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관계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현재 가동 중인 양국 외교부의 공식 채널을 통해 실질적인 진전 방안을 도출하자고 했고, 문 대통령이 필요하면 더 고위급의 협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하자고 하자 아베 총리가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해결을 모색하자고 화답했다고 한다. 현행 국장급 채널이 차관급이나 그 이상으로 격상될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양국 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 두 정상의 ‘깜짝 대면’은 관계 악화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정상 간 직접 소통으로 관계 반전의 계기를 맞을 수 있는 국면이어서 각별한 기대감을 준다.

사전 조율이 없었던 깜짝 환담은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자신의 옆자리로 안내하면서 성사됐다고 한다. 태국 방문 전까지만 해도 면담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고 만나더라도 짧게 마주치고 인사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더욱이 전날 갈라 만찬에서도 두 정상은 악수하긴 했지만, 인사만 나누고 헤어져 지난 6월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단순 조우에서 더 진전하지 못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반전’의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최근 나타내고 있는 대화 용의도 환담 성사의 한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4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왕 즉위식 계기로 방일했을 때 아베 총리에게 문 대통령 친서를 전달한 것도 일정 부분 역할을 했을 것이다. 오는 23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국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중재자 역할’도일조한 듯하다. 여러 긍정적인 요소와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 상황 진전을 끌어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양국 정부는 오랜 갈등 끝에 찾아온 호기를 충분히 살려 더욱 치열한 절충 노력을 벌이길 바란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환담에서 한일 청구권협정을 준수하라고 거듭 밝혔다. 배상 문제는 종료됐다는 종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이는 양국이 평행선을 달리는 핵심 쟁점이다. 양국 모두의 명분을 살리는 방향으로 여러 아이디어가 제시되는 이유다. G20 국회의장 회의 참석차 방일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징용 피해자와 한국 내 여론이 납득할 만한 지원 법안을 만들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신문에 따르면 법안은 한일 기업의 출연금과 한국 국민의 기부금을 재원으로 삼는 방안이다. 앞서 일본이 거부한 한국 정부의 제안인 ‘1+1’(한일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위자료 지급)에 한국 국민의 참여가 추가된 방식이다. 공식·비공식적으로 여러 방안이 거론되는 것은 잘 드러나진 않아도 간극 좁히기 노력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오는 16~17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 때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여는 방안이 추진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소미아 종료를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회담이 성사된다면 또 다른 기회를 잡는 셈이다. 나아가 다음 달 한중일 정상회의 때 별도 한일 정상회담도 열어 새로운 관계 정립을 선언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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