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서 족자 전시

국학연구회가 11월 1일부터 5일까지 문경문화원 전시실에서 ‘국학연구 고문서전5-문경팔경과 선유구곡 그리고 구로계’전시회를 열고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재 문경시에 알려져 인용되고 있는 외재(畏齋) 정태진(丁泰鎭) 선생의 선유구곡(仙遊九曲) 시(詩)보다 40여 년 전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만송(晩松) 신현옥(申鉉玉. 1859~1930) 선생의 선유구곡 시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문경시의 다른 구곡에 비해 경영자가 불분명한 선유구곡은 지금까지 외재 선생이 1947년에 지은 시가 전해져 왔다.

그러나 최근 (사)국학연구회(이사장 신후식)가 문경시를 중심으로 전하고 있는 여러 문집을 해제(解題)하면서 1757년 편찬한 여지도서의 조령진 문경현 산천조에 선유구곡이 있고, 병옹(病翁) 신필정(申弼貞. 1656~1729) 선생이 쉬지 않고 학문을 닦은 곳이라는 기록을 발견했다.

또 위 신현옥 선생의 유고집에서 이번 구곡 시를 발견했고, 그 주(註)에 병옹 신필정 선생이 그 아들 신사박에게 시켜 선유구곡마다 바위에 그 이름을 전서(篆書)로 새기라고 했으며, 낙은공(樂隱公) 신응회(申應會. 1800~1865)의 구곡 시가 있어 차운하여 지은 것이라고 설명한 기록도 발견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사)국학연구회가 11월 1일부터 5일까지 문경문화원 전시실에서 열고 있는 ‘국학연구 고문서전5-문경팔경과 선유구곡 그리고 구로계’라는 전시회에서 공개된 것이다.

국학연구회는 이 선유구곡 시를 번역해 족자로 전시했다.

이 시에는 외재 정태진의 시에 나오는 구곡 명칭과 다른 부분이 몇 개 발견된다. 외재 정태진의 시에는 제1곡 옥하대(玉霞臺), 제2곡 영사석(靈?石), 제3곡 활청담(活淸潭), 제4곡 세심대(洗心臺), 제5곡 관란담(觀爛潭), 제6곡 탁청대(濯淸臺), 제7곡 영귀암(詠歸岩), 제8곡 난생뢰(鸞笙瀨), 제9곡 옥석대(玉?臺)다.

그러나 만송 신현옥의 시에는 제1곡이 우화교(羽化橋), 제2곡 영사암(靈?岩), 제3곡 세심대(洗心臺), 제4곡 관란담(觀瀾潭), 제5곡 영귀암(詠歸岩), 제6곡 탁영담(濯纓潭), 제7곡 옥하정(玉霞亭), 제8곡 난생탄(鸞笙灘), 제9곡 옥석대(玉?臺)다.

이는 낙은공 신응회 선생의 시에 차운한 것이라 이 시기보다 60여 년 더 앞선 명칭으로 볼 수 있고, 외재 선생의 선유구곡 시보다 약 100년 전에 낙응공 선생이 지은 선유구곡 시가 있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선유구곡에 새겨져 있는 글씨를 보면 제1곡 옥하대(玉霞臺)는 없고, 제3곡 활청담(活淸潭), 제6곡 탁청대(濯淸臺), 제8곡 난생뢰(鸞笙瀨) 글씨는 다른 바위의 전서체 글씨와 필체가 다르다.

신후식 국학연구회 이사장은 “선유구곡원림에 이름을 붙이고 새긴 이는 신사박이고, 그의 아버지 신필정이 쉬지 않고 학문을 닦던 곳”이라며, “정경세, 이재 등 선현들이 찾은 것으로 보아 18세기에 원림이 완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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