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들 "소방 조치 미흡"…수색규모 확대 요구 등 울분 토로
4일 현재 7명 중 시신 2명만 수습

4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강서소방서 강당에서 열린 ‘소방헬기 추락사고 진행상황 설명회’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이런 소방에 내 자식을 맡겼다니…”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지 닷새째인 4일 오후, 수색 당국이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으나 가족들 사이에서는 울분만이 터져 나왔다. 현재 수색과정을 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당국의 부족한 정보공유와 수색규모에 답답함을 드러낸 것이다.

사고 직후 계속된 수색에서 실종자들이 발견되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대구로 내려온 가족도 설명회 자리에서 화를 참지 못했다. 서울에서 온 한 실종자 가족은 “오죽 답답했으면 여기(대구)까지 내려왔을까”라면서 수색 당국의 설명에도 “소방의 미흡한 조치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옆에 있던 한 여성도 “ROV(무인잠수정)가 하나만 동원된 게 이해가 안 된다. 인원이 더 투입됐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이 실종자 5명에 대한 수색을 위해 청해진함 ROV 등 수중수색장비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수색동원규모가 부족하다고 느낀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의 애끊는 심정은 곳곳으로 향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여주며 “이낙연 총리한테 페이스북 메시지로 수차례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색 당국의 설명회 영상과 음성을 찍어서 계속 보냈는데, 어떤 답도 없었다. 제발 대답 좀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가족은 헬기 조종사 운전 미숙 등이 언급된 기사를 접한 듯 “운전 미숙과 같은 기사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눈감고도 오가는 사람이다”라고 했고, 다른 가족은 “소방과 해경 업무가 답답하다”며 “무엇을 물어도 자꾸 담당 업무가 아니라서 모른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소방 당국은 설명회에 앞서 언론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 채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만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 실종자 가족들은 “언론에 공개돼야 한다”등 가족을 찾지 못한 애끊는 심정을 연신 토해내며 어느 사고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수색 규모 확대를 요구했다.

해양경찰과 소방은 이날 낮 12시 기준 한국해양조사원과 해군 장비를 활용해 수중 수색을 벌였다. 해상에는 군과 민간 함선 등 14척이, 항공에는 헬기 6대가 투입됐다.

소방 당국은 사고헬기 동체로 추정되는 부유 물품 5점을 거둬들인 상태라며 5일부터는 한국해양조사원 아일랜드호(ROV 보유)와 이어도호, 바다로 1·2호 등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종자는 4일 현재 5명이다. 수색 당국은 앞서 실종된 총 7명 가운데 중앙119구조본부 이모(39) 부기장과 서모(45) 정비실장의 시신을 지난 2일 수습해 가족들에게 인계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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