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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광장] 가을에
[아침광장] 가을에
  • 김경숙 기획자(ART89)
  • 승인 2019년 11월 06일 17시 3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1월 07일 목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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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기획자(ART89)
김경숙 기획자(ART89)
김경숙 기획자(ART89)

가을에 1.

'From the earth', '인간을 말하다', '촌 村다움의 미학'은 오의석 작가의 전시 제목이다. 작가는 대구가톨릭대학교에 계신다.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이 올라왔다. 

‘작업터에 평화 가꾸기
가을 농사도 쉽지 않네요
LOVE - PEACE 프로젝트 2019
힘들지만 포기할 수 없습니다.
힘들게 가꾸는 아홉자 알파벳 찾는 이 없고 보는 이 없습니다. 열린 하늘과 하늘 나는 새들뿐입니다.’ -오의석 작가

오의석 作 PEACE

작가가 농사짓는 땅 터에 잡초로 글자를 만들었다.

참! 신선하다. 작가는 자연 속에서 ‘무엇을’ 찾아내고 만든다.

‘에이미 뎀프시’가 쓴 현대 미술사 내용을 살펴보면, 1990년대 자연을 소재로 자연환경 안에서 자연과 협업한 ‘자연 프로젝트’ 작가들이 있다.‘알피오 보난노’, 아그네 스 데네스‘, ’페트릭 도허티‘등이 있다.

‘어떤 작품은 이내 수명을 다해 사진으로만 남았고, 어떤 작품은 일시적이고, 행위적이다. 더 오래가고 (반)영구적인 실외 설치작품도 있다. 예술과 자연 프로젝트는 빛과 그림자의 움직임, 공간의 기운, 소리, 향기, 시간의 흐름을 포함하는 모든 감각이 동원된 다차원적 경험을 뜻한다.’- 에이미 뎀프시
 

오의석 作 영천 별빛 갤러리

작년 자양의 햇볕과 성곡의 바람 속 영천에서 작가(오의석)가 전시하신다고 소식을 주셨는데, 영천 오감공예체험장이 있는‘별빛 갤러리’에서 열렸었다. 학교를 개조하여 체험장과 갤러리를 만들어 놓은 곳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얼기설기 칡넝쿨로 엮은 얼굴 형상도 있고, 잘린 가지로 만든 작품도 있었다. 촌(村)에 널려있는 것들로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자연에서 자연으로’ 모든 것이 순환되고, 자연의 일부로 다시 돌아가는 편안한 휴식 같은 작품이었다. 바삐 달렸던 나의 삶도 되돌아 보았다.

2019년 (8월 31일 ~11월 30일) 공주에서 금강자연프레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1991년 ‘금강국제자연미술전’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비엔날레가 개최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산업사회의 발달로 인한 도시팽창, 자연파괴 등의 현실 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전시이다. 올해의 전시 주제는‘신섞기 시대 Neomixed Era’이다. 오의석 작가의 출품작 ‘From the Earth’는 자연미술 큐브전(9월 10일 ~11월 30일)에 전시되고 있다.

‘고향을 떠난지 45년. 반세기가 가깝습니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 공주에서 열리는 가을 전시에 자연미술가들과 함께 소품 한 점을 출품합니다.’ - 오의석 작가
 

오의석 作

가을에 2.

가을이 한창이다. 가을산과 나무, 그리고 떨어진 낙엽으로 대지는 온갖 색들로 물들고 있다. 나 자신이 온전히 자연의 일부가 된 듯 착각에 빠지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지난주 여러 선생님들과 강원도 홍천, 원주를 다녀왔다. 가을산 아래 여래상, 연화문이 새겨진 탑들과 불상을 보았다. 오래전 사람들의 간절한 신앙과 미(美)가 궁금해졌다.

‘천년의 세월을 넘어 그 간절함이 지금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까?

돌아가는 길 - 문정희

돌아가는 길
다가서지 마라
눈과 코는 벌써 돌아가고
마지막 흔적만 남은 석불 한 분
지금 막 완성을 꾀하고 있다.
부처를 버리고
다시 돌이 되고 있다.
어느 인연의 시간이 눈과 코를 새긴 후
여기는 천 년 인각사 뜨락
부처의 감옥은 깊고 성스러웠다
다시 한 송이 돌로 돌아가는
자연 앞에
시간은 아무데도 없다.
부질없이 두 손 모으지 마라
완성이라는 말로
다만 저 멀리 비켜 서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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