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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후반전 文정부…초심 새기며 국정 완성도에 집중해야
집권 후반전 文정부…초심 새기며 국정 완성도에 집중해야
  • 연합
  • 승인 2019년 11월 07일 18시 02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1월 08일 금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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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다. 숨 가쁘게 내달린 전반기 2년 반이었다. 광장의 촛불이 이끈 역대 첫 현직 대통령 파면을 거쳐 탄생한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예열 기회도 갖지 못한 채 국정 엔진을 급하게 가동했다. 헌정사에 일찍이 없었던 사건이고 앞으로도 반복될 거라 상상하기 힘든 역사였다. 한국사회 최대다수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탄핵정국 당시 시민들의 일치된 질문은 ‘이게 나라냐’였고, 새 정부의 국정은 이 도전적 물음에 응답하는 과정이었다. 그건 이 정부 모토처럼 인식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명제로 응축됐다. 크게 봐선 재벌 중심 선단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저성장 뉴노멀 시대를 헤쳐나가는 과업은 공정경제에 터 잡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기조로 방향이 잡혀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으로 구체화했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분단국의 명줄과도 같은 외교·안보의 기본 축은 한반도 전쟁 억지와 평화·번영, 이를 위한 남북관계 개선과 한미동맹 심화 및 여타 강대국과의 친선·우호 강화를 지향했다.

이들 국정 목표에 비춰 논란은 따르지만, 성과가 적지 않았다. 법치를 어기고 국정을 농단한 전직 대통령 단죄 등 적폐 청산이 뚜렷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임금 격차를 완화했고, 주 52시간 노동제가 안착 단계에 들어간 사업장에선 과거 누릴 수 없었던 워라밸(일·생활 균형)을 반기는 이들도 많아졌다. 무시로 닥치는 전쟁 위험을 줄이고, 국가의 최고 기본 책무인 시민 안전과 평화를 증진한 건 도드라졌다. 이걸 이끈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이 역사적 이벤트였음도 틀림없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성과를 꼽아볼 여유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여러 경제지표가 일단 우울하다. 수출은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하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간 2% 달성도 어려울 거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갈등, 보호무역주의 확산, 제조업 경기 위축 등으로 세계경기가 급격히 둔화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지만, 환경 탓만 하기엔 엄중한 상황이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고용을 늘린다고 늘렸지만, 고용의 질은 나빴고 소득 불평등은 심화했다. 슈퍼예산을 편성하여 저성장 흐름을 제어하려 하지만 기대 효과는 제한적이다. 결국 민간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제조업 강화를 촉진하며 혁신성장을 막는 규제 혁파에 나서라는 처방이 따른다. 급류를 타는 듯했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이를 위한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관계 진전 프로세스는 실속(失速), 돌파구를 열어야 할 기로에 섰다. 무엇보다 사회에 만연한 불공정 이슈를 수면 위로 밀어 올린 ‘조국 사태’는 뼈 아팠다. ‘기회 평등·과정 공정·결과 정의’ 명제는 퇴색되어 정부에 큰 상처를 남겼고, 공정 개혁을 특별한 국정 과제로 안겼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난제들만 수북한 가운데 후반기 출발선에 다시 선 문 대통령의 각오는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회 연설에서 언급한 경청과 성찰, 그리고 국회와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는 그래서 주목된다. 그 다짐을 반드시 실천하길 기대한다. 특히 여권은 당·정·청의 일체감과 응집력을 높이고 여러 우당(友黨), 나아가 보수 야당까지 포함한 의회와 끈기 있게 소통하고 타협하여 개혁 입법의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입법과 그에 준하는 제도화 없이 행정 조처로 하는 개혁은 언제든 원점 회귀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만 바라보며 가겠다’는 허망한 태도도 경계하길 바란다. 국민은 자신들을 대리·대표하여 국정을 이끄는 유능한 정부를 원한다. 이즈음 민생 개선과 평화 증진에 복무하는 반듯한 나라를 만들라는 촛불의 ‘명령’을 떠올리며 초심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오만하고 독선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최근 부쩍 커진 건 왜일까 자문한다면 바람직할 것이다. 무차별 힐난에 방어 본능이 작동하여 ‘발끈’하는 거라면 미숙하고 허약하게 비치고, 떨어진 지지율과 미흡한 성과에 조급하여 서두르는 거라면 무능하고 자신 없어 보인다. 집권 세력은 주류의식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정국을 운영해야 한다. 지난 대선 공약집을 다시 들춰 보는 것도 좋지만, 그에 얽매여 유연함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면 더 좋을 것도 같다. 강을 건넜다면 배는 두고 가는 것이 더 나은 내일을 보장할 수 있다는 걸 국민들도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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