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현장수습지원단 설명회…날씨 탓 수색중단에 발만 동동
잿밥에 관심 튼 정치권에 실망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8일째인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열린 실종자 수색상황 브리핑에서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이 실종자 가족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관심이 멀어질까 두렵다”

독도 헬기사고 이후 일주일 동안 범정부 차원의 실종자 수색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실종자 가족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7일 오전 기상악화로 청해진함과 광양함 원격무인잠수정(ROV) 운영할 수 없어짐에 따라 수중수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가족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범정부 현장수습지원단(이하 지원단)은 오후 설명회에서 주간 수색 결과, 함선 13척, 항공기 14대를 해상 수색에 동원했으나 청해진함과 광양함을 동원했던 수중 수색은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독도 연안 수색 또한 독도경비대 견식 수색에 그쳤고, 앞서 진행 중이었던 항공 수색도 기상악화로 수색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들은 기상악화에 따른 일부 수색중단을 이해하는 듯하면서도 타들어 가는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한 실종자 가족은 “KBS 영상 미제공 논란 조사와 독도 폐쇄회로(CC)TV 확인 등 요구사항도 있지만, 최우선은 실종자 수색·수습이다”며 “남은 4명을 서둘러 찾길 염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가족들도 “맞다. 그게 먼저다”며 실종자 수습에 최선을 다하도록 수색 당국에 당부하기도 했다.

또 다른 가족은 “정치권에서도 상황을 살피거나 수습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아무도 안 보인다”며 “다른 사람을 살리려다 죽은 이들에 관한 관심이 없다. 내년 총선이 먼저인 것 같다”고 정계인사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실종자 발견이 늦어지자 수색 당국의 수색범위를 검토하는 질문도 이어졌다.

한 실종자 가족은 “실종자 4명에 대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수색 당국으로부터 조류 속도가 느려 표류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답변을 받았지만, 일각에서는 난류에 휩쓸려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색 당국에서 완전 헛다리를 짚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접근 방식이 잘못된 것인지 판단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해군 관계자는 “가족께서 말씀한 부분 고민하고 있다”며 “잘못된 사항이 있는지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해류로 유실할 수 있는 점도 고려해 야간에도 계속 수색을 이어가도록 하겠다”며 “수색구역을 확장하면서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KBS 영상 미제공 논란과 관련해서도 계속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 가족은 “보도한 기자는 본인 페이스북에 간만에 이른바 얻어걸린 단독 아이템이라고 했다”며 “우리 고귀한 7명의 생명이 간만에 얻어걸린 아이템으로 보느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또 “단독보도가 그렇게 중요해서 영상촬영을 즉시 공개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며 “이것 또한 지원단에서 꼭 파악해달라”고 당부했다.

KBS는 앞서 영상을 촬영한 직원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한 데 이어 동행한 직원의 휴대전화도 수색 당국에 임의제출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는 회사 휴대전화 외 개인 휴대전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총 4대를 압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KBS 측은 법인 휴대전화로 업무·일상용을 병행하는 상황이라며 모두 개인 휴대전화라고 해명했다. 보도 기자의 SNS 글과 관련해 KBS 관계자는 “기자 본인도 경솔했던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실종자 가족들이 원하면 사장과 함께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