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강서소방서 실종자 가족대기실·범정부 현장수습지원단 방문

이낙연 국무총리가 소방헬기 추락사고 열흘째인 9일 오전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를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 후 위로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이낙연 국무총리가 독도 헬기사고 수습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뜻을 밝혔다.

독도 헬기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째인 9일, 이 총리는 실종자 가족대기실과 범정부 현장수습지원단이 마련된 대구 강서소방서를 찾았다. 앞서 실종자 가족들이 헬기사고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대응이 소홀하다며 애끓는 심정을 수차례 드러낸 영향으로 보인다.

이날 이 총리는 실종자 가족들과의 면담에서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울분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헬기사고 수습이 길어질수록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했다. 가족들이 초기대응 부실부터 질의답변 지연, 소통창구 혼선 등 각종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야 범정부 차원의 대처가 이뤄지면서 정부와 수색 당국이 자체적으로 노력하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 실종자 가족은 “수색 당국의 초동 대처가 너무나 미흡했다. 수색 의지가 없었다”고 속에 쌓였던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소방헬기 추락사고 열흘째인 9일 오전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를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한 실종자의 아버지는 “사고 초기에 더 많은 장비와 인력이 집중적으로 투입됐으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에 걸었던 기대감마저 여지없이 무너졌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그러면서도 “뼛조각만이라도 제발 찾아달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 부인은 “우리 오빠를 차가운 바다에 두고, 이곳에서 밥을 먹고 자는 게 너무 미안하다. 제발 찾아달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한 실종자 자녀는 “아빠가 바빠서 자주 못 봤다”며 “아빠랑 사고 나기 전에 이달 안에 보기로 이야기했는데, 아버지를 꼭 찾아주세요”라고 이 총리에게 부탁했다.

이 총리는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수렴할 뜻을 밝히고, “독도 수역에 민간잠수사 투입 등을 고려하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수색 당국의 실종자 수색까지 길어지자 가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면서 실종자 수색에 관한 관심을 계속 가져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 총리와의 면담이라도 성사되길 지원단에 수차례 요구한 바 있다.

9일 현재 수습되지 못한 실종자는 총 4명이다. 앞서 독도 해역에서 이종후(39) 부기장과 서정용(45) 정비실장, 손가락 부상을 입어던 선원 윤모(50)씨 등 3명의 시신이 수습됐고, 나머지 김종필(46) 기장을 비롯해 배혁(31) 구조대원, 박단비(29·여) 구급대원, 손가락 부상 선원 보호자였던 박모(46)씨까지 4명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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