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산업이 원인이 된 인재, 특위 대신 산자위서 법 제정 가능
피해지원·원인규명에 여야 공감…조만간 합의점 도달할 것 기대

김정재 국회의원(자유한국당, 포항 북)
김정재 국회의원(자유한국당, 포항 북)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경북 포항이 지역구인 김정재 의원(북구)은 포항지진의 끝은 모든 피해주민과 포항이 지진발생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바로 그때라고 말한다. 때문에 포항지진은 지금도 ‘진행 중’이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는 11월 15일이면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 만 2년이 된다. 지진 발생 2년에 즈음해 지진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시민과 함께 뛰었던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을 만나 그간의 발자취를 되짚어 봤다.

2017년 11월, 지진 발생 직후 학계를 중심으로 ‘지열발전에 따른 유발지진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김 의원은 산업부에 즉시 정밀조사를 요구했고, 이듬해 3월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정부조사단’이 발족됐다.

1년의 연구조사 끝에 2019년 3월 20일,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에 따른 촉발지진이었음이 밝혀졌고, 정부도 이를 받아들이고 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조사단 발표로 포항지진이 ‘인재’로 밝혀졌지만, 정부의 약속만을 믿고 기다릴 수는 없었던 김 의원은 즉시 ‘포항지진특별법안’을 대표발의하고 자유한국당 의총에서 ‘당론추진’을 추인받았다.

곧바로 특별법 제정 논의에 착수할 것을 기대했지만, 패스트트랙 사태로 국회가 파행을 반복하는,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상황이 계속됐다. 하지만 그는 반드시 연내에 처리할 것이라는 각오로, 국회 상황과는 별개로 여당과 정부를 상대로 끈질긴 설득에 나섰다.

피해지원과 원인조사를 위한 2건의 특별법안은 논의 시작부터 여당과 이견에 부딪혔다. 민주당은 포항지진 지원사업이 국토부, 산자부, 행안부 등 복수의 정부부처와 관계된 일인 만큼 국회 차원의 ‘특위’를 구성해 논의할 것을 주장했다.

결코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었다. 국회 특위는 소관 상임위를 특정하기 어렵거나, 2개 이상의 상임위와 관련된 사안을 논의하고자 할 때 구성된다.

하지만 포항지진은 산자부의 R&D 사업인 지열발전사업이 원인이 된 인재였기에, 관련 보상과 원인 규명은 산자부를 대상으로 이뤄져야 했다. 기타 지원 사업 역시 관계부처의 동의만 얻으면 될 일이었기에 특위 구성 사안이 아니었다.

더욱이 국회 특위는 기본적으로 구성하는 데에만 수개월이 걸리고, 입법권마저 제한되기 때문에 특별법 논의를 위해서는 입법권 부여 여부를 놓고도 논쟁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조속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서는 소관 상임위인 산자위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했다.

김 의원은 본격적인 소위 논의를 앞두고 있는 지금 생각하면, ‘특위’가 아닌 ‘산자위 논의’로 결정된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말한다. 조속한 논의 필요성에 공감해준 민주당 홍의락 간사께도 늘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

현재 산자위 법안소위에는 총 4건의 ‘포항지진특별법안’이 상정돼 있다. 김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안 2건(피해지원 & 원인규명)과 민주당 홍의락 의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안 2건이다.

이미 상임위 차원의 공청회까지 마친 상황으로 산자위 소속 위원들 모두 피해지원과 원인 규명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으며, 특별법 제정 필요성에도 깊이 공감하고 있다.

다만 피해지원 방식에 있어 작은 이견이 있기는 하나, 해결책 마련을 위해 정부·여당과 하루가 멀다 하고 머리를 맞대고 있는 만큼, 합의점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 의원은 “‘포항지진특별법안’ 제정은 포항지진을 마무리하기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며 “피해주민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포항시 재건을 위한 지원대책 마련, 그리고 철저한 원인조사를 통한 인재의 재발을 막기 위해 반드시 제정돼야 할 법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는 입법과정에 적극 동참해‘인재로 인한 국민의 피해는 나라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그것이 대한민국의 국격에도 걸맞은 재난대응의 자세이며, 국회 역시 수차례 여의도에 울려 퍼진 ‘특별법 제정’의 함성에, 이제는 응답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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