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 "이름 바꾸지 말고 원안 유지"

전병택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장이 산동 물빛공원 내 왕산루, 왕산 광장 명칭 변경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구미시 산동면 확장단지 물빛공원 내 왕산 광장과 왕산루 명칭 변경 문제를 두고 지역의 한 시민단체와 구미시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는 왕산루와 왕산 광장 명칭 변경의 원인이 된 민원이 원천무효라고 반발하고 있고 구미시는 왕산루와 왕산 광장 명칭 선정 자체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11일 구미시청 북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연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는 “산동 물빛공원 광장에 14분의 왕산 허위 선생 가문 독립운동가 조형물 설치와 왕산루와 왕산 광장 명칭을 (변경하지 말고) 원안대로 하라”고 촉구했다.

구미지회는 특히 왕산루와 왕산 광장이 산동루와 산동 광장으로 바뀌는 결정적 원인이 된 산동 주민협의회 민원에 대해 ‘명칭 변경을 요구할 자격이 없는 임의단체’라고 깎아내려 지역주민과의 갈등확산을 예고했다.

구미지회는 이날 “산동 주민협의회는 명칭 때문에 산동 주민을 대표하는 기구로 오해할 수 있는데 이 단체는 산동 토박이들 수십 명이 만든 임의단체로 회원들은 물빛공원 인근 아파트에 사는 것이 아닌 산동면 면 소재지 등 구 산동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이라고 했다.

이어 “산동 물빛공원은 규모가 3만 ㎡ 이상인 도보권 근린공원으로 주로 도보권 안에 거주하는 자의 이용에 제공할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물빛공원 인근에 거주하지도 않고 실사용자도 아닌 분들로 구성된 산동 주민협의회의 민원을 핑계로 왕산 이름을 지우고 동상 이전설치를 결정한 구미시의 처사는 옳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 네이밍 선정위원회에서 명명한 왕산루와 왕산 광장을 산동루와 산동 광장으로 명칭을 변경해 달라는 산동면 주민협의회 민원 자체가 원천무효라는 것이다.

당시 산동면 주민협의회는 민원제기 이유에 대해 “산동 물빛공원은 공원 조성 계획 당시 주민입주가 이뤄지기 전으로 실이용자인 산동면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며 “산동 물빛공원은 역사·기념공원이 아니라 지역생활권 거주자의 휴양 및 정서 생활 향상을 목적으로 조성된 근린공원인 만큼 시설물 명칭 역시 주민들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앞서 구미시는 애초 왕산루와 왕산 광장 명칭 선정과정에 구속력이 없다고 밝혔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지난달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산동면 물빛공원 내 왕산 광장, 왕산루 명칭 선정과 관련 “알려진 것과 달리 시민공청회에서 명칭이 결정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장 시장은 이날 “2016년 1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공원명칭 선정을 위해 구성한 네이밍 선정위원회에서 그해 9월 왕산루와 예스구미광장을 왕산 광장으로 명명한 것”이라며 “이후 시민단체의 건의에 따라 2018년 2월 동상 13기와 왕산루, 왕산 광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시민공청회가 아닌 네이밍 선정위원회의 결정이라는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네이밍 선정위원회는 한국수자원공사 주관으로 연 것으로 시의 의견이 반영돼 있지는 않다”며 “일반적으로 주민공청회를 통해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시는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선생 광장·누각 명칭을 두고 후손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왕산기념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사업비 101억원을 들여 임은동 왕산기념관 주변 임야 등 7500㎡를 매입해 왕산기념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안을 마련해 허위 선생 후손들에게 전달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