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업시설용지 매각 완료…이르면 내년쯤 본격 개발 앞둬
개인지주 난개발 우려 목소리도

포항운하.
“포항운하 개발 청신호일까? 난개발 신호탄일까?”

포항운하가 2014년 개통 이후 5년 만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인근 상업시설용지 매각을 거의 완료됐지만, 당초 대규모 계획 개발 대신 개별 매각으로 선회하면서 기대감과 난개발 우려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12일 포항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LH 보유 포항운하 상업시설용지 28필지(3만3444㎡·공용 주차장 1곳 포함) 중 27필지(3만645㎡) 매각이 최근 1년 전쯤 이미 완료됐다.

용지 규모와 금액에 따라 3년가량 대금 납부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께 소유권 이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공사를 앞두고 있다.

포항운하는 지난 2014년 4월 전국 최초 도심 속 관광·레저형 운하를 표방하며 총 1600억 원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돼 개통, 올해 만 5년을 맞았다. 국비 322억 원, 도비 24억 원, 시비 154억 원, 포스코 300억 원, LH 800억 원 등이다.

포항운하와 어울리는 워터파크·테마파크 및 호텔 등 대규모 위락시설 유치를 추진한 시의 계획과는 달리 주변 상업용지 매각은 번번이 무산됐었다.

운하 주변 협소한 공간과 높은 땅값 등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이후 2015년 말 포항 해도수변지역 일대가 전국 첫 ‘입지규제 최소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탄력이 붙었다.

최소구역 지정에 따라 동빈내항 주변 수변지역 약 9만6000 ㎡ 부지에 대해 △학교정화구역 내 숙박시설 허용 △부설주차장 설치기준 △대지 내 공지기준 등 건축규제가 완화됐다. 포항시도 일괄에서 개별 매각으로 방향을 틀면서 부지 판매에 속도가 났다.

하지만 난개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개별 매각으로 이뤄짐에 따라 개인 지주들이 어떤 종류의 상업 시설과 건물 형태로 개발할지 예상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지역구 조민성 시의원은 “송도·해도동 2000여 주민 이주 등 희생과 노력으로 조성된 포항운하 주변이 건축적인 미(美)없이, 도시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난개발이 되면 성공적인 관광 인프라 형성이 어렵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을 수립해 테마형 개발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시는 무분별한 개발을 예방하고 신축 건축물 경관이 주변과 어울리도록 ‘포항시경관위원회’ 자문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자문 자체가 강제성이 없어, 어떤 성격의 상업시설이 들어설지 미지수다. 시 관계자는 “개인 지주들도 최근 우선 들어선 의류매장처럼 디자인이 깔끔한 건물을 지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대한 운하와 조화롭게 개발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운하를 오가는 도심 유람선 포항크루즈 또한 이와 연계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개통 첫해인 2014년 16만1000명에 이어 2015년 19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2016년 16만5000명, 2017년 15만4000명, 지난해 9만6000명 등 서서히 정체·감소하고 있다.

지진과 메르스 등 잦은 악재에 비해서는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지만 △죽도시장 또는 해도동에 중간 선착장 개발 △신규 선박 취항 및 연계 볼거리·즐길거리 제공 등 새로운 관광객 유발 요인은 이뤄진 것이 없다.

도시개발 전문가인 안병국 전 시의원은 “포항운하와 크루즈가 그저 그런 볼거리가 아닌,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드는 관광지가 되려면 결국 ‘박물관·대형식물관·대관람차’와 같은 활력을 불어넣을 앵커(핵심)시설 유치가 필요하다”며 “관광특구로도 최근 지정된 포항운하와 동빈내항 일원에 포항만이 가진 관광 자원 개발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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