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50보병사단 권민재 일병 "당연한 일 했을 뿐"…포상금은 기부
“도와주세요!”
지난 4일 오후 8시께 안동 옥동지구에서 한 여고생이 긴박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다. 지역수호병(상근병 개선 명칭)으로서 임무를 마치고 잠시 외출했던 육군 제50보병사단 소속 권민재(21) 일병은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현장으로 급히 달려갔다.
길에서 울고 있는 학생을 목격한 권 일병은 “불법촬영 피해를 당한 것 같다”는 설명을 듣고 주위를 살폈다. 이어 한 남성이 현장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모습을 목격한 권 일병은 주변에 112 신고를 부탁하면서 남성을 쫓아가 도주를 막았다.
남성은 범행을 부인하며 발걸음을 재촉했으나 권 일병은 “경찰이 오기까지 기다려달라”면서 남성을 붙잡았다. 당시 권 일병은 남성이 “촬영한 영상을 지울 테니 보내달라”며 증거인멸을 시도하자 이를 녹음하는 기지도 발휘했다.
경찰이 사건 현장에 도착하자 권 일병은 남성과 함께 물증을 경찰에 넘겨 불법촬영에 따른 추가 피해 또한 예방했다.
안동경찰서는 여성을 불법으로 촬영한 범인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공로로 지난 12일 권 일병에게 표창장과 포상금을 수여했다.
표창 수여 당시 경찰 관계자는 “군인이 한 시민의 절박한 외침에 지체 없이 달려갔고, 피해자를 안심시켜주는 동시에 범인까지 추적하는 큰 일을 해냈다”며 “결단이 필요한 일인데, 권 일병이 침착하고 용기 있는 행동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50사단은 권 일병은 주위로부터 성실함을 인정받은 장병이라며 불법촬영범죄를 막은 권 일병의 용기 있는 선행을 상부에 보고한 상태라고 13일 밝혔다.
권민재 일병은 “군인으로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당연한 일을 했을 뿐, 그 자리에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있었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표창과 함께 받은 포상금은 안동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기부할 예정이다”고 훈훈한 소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