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전국 10곳 누정문화재 선정…국가문화재 지정 예고
안동 채화정·청원루·경주 귀래정·달성 하목정 등 경북·대구 7곳

경주 귀래정
문화재청이 전국 10곳의 누정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14일 지정 예고했다.

이 중 7곳이 경북·대구 지역의 누정이다. 누각과 정자를 합쳐 흔히 누정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누정은 선비정신에서 비롯한 절제미가 깃든 건축물로 평가된다.

‘경주 귀래정’은 전통건축에서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방식으로 육각형 평면에 대청, 방, 뒷마루, 벽장 등을 교묘하게 분할했다. 특이한 지붕형식과 섬세하고 아름다운 세부 양식 등을 보여주고 있는 정자다. 육각형 평면형태의 누정도 경복궁 향원정, 존덕정(창덕궁에 있는 정자), 의상대(강원유형문화재 제48호) 등에서만 찾아 볼 수 있어 희소가치가 크다.

‘김천 방초정’은 영남 노론을 대표하는 예학자 이의조가 지난 1788년에 중건한 정자로 계절의 변화에 대응해 마루와 방을 통합하거나 분리하는 가변적 구성이 특징이다.

‘봉화 한수정’은 안동권씨 판서공파 후손인 충재 권벌로부터 그의 아들 청암 권동보와 손자 석천 권래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완성된 정자로 초창(1608년)에서 중창(1742년), 중수(1848년, 1880년) 과정에 대한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역사 가치가 크다.

용연과 초연대(정자와 연못사이에 있는 바위), 각종 수목이 어우러진 정원은 초창 이후 400년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丁’자형 평면구성과 가구법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형식이다.

‘청송 찬경루’는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 울산 태화루 등은 사찰 누각에서 성격이 변한 누각이지만 찬경루는 처음부터 객사의 부속 건물로 객사와 나란히 지어진 현존하는 유일한 관영 누각으로 의미가 있다.
안동 청원루
‘안동 청원루’는 경상도 지역에서 드물게 ‘ㄷ’자 평면구성을 띠는 매우 희귀한 정자형 별서 건물이다. 17세기 향촌사회 유력 가문(서인 청서파의 영수 김상헌)의 건축형태를 엿볼 수 있는 시대성과 계층성이 반영된 연구자료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안동 체화정
‘안동 체화정’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하고 창의적인 창호 의장 등에서 18세기 후반 조선 후기 목조건축의 우수한 수준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정자의 전면에 연못과 세 개의 인공 섬을 꾸미고 적극적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조성해 조경사적인 가치도 높다.

‘달성 하목정’은 인조가 능양군 시절 방문했던 인연으로 왕이 된 이후에 은 200냥의 내탕금(임금이 개인적으로 쓰던 돈)을 하사해 지붕에 부연(처마를 길게 빼기 위해 서까래 끝에 덧대는 짧은 서까래)을 달게 하고 ‘하목정’이라는 당호를 친히 지어 내려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정자다.

이밖에 강릉 경포대, 영암 영보정, 진안 수선루 등이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누정 문화재 10건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며 “앞으로도 건축문화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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