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공동대상 시 부문
제6회 대회는 시 부문에 총 3,108편이 응모되었고, 이 중에서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이 60편, 이 중에서 19편이 수상하게 된다. 응모작품을 앞에 두고 심사위원들은 맨 먼저 현대 한국시가 소통 불가의 시가 많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고, 시가 아무리 개인적 정서를 언어로 발화하는 장르라고 해도 개인의 넋두리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따라서 시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바탕에 소통이 가능한 시, 개인적 넋두리가 아닌 공동체적 삶에 기여할 수 있는 철학이 내재된 시를 찾기로 합의하였다. 이 두 가지 기준이 제6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 부문 심사기준이 되었다. 예선을 거쳐 온 작품들이었지만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공동대상으로 뽑힌 <물의 기억 속으로>가 심사위원들이 설정한 심사 기준을 가장 잘 소화하고 있었다. 물과 돌을 세상으로 은유하고 그 속에 화자가 들어서서 절망하고 꿈꾸는 삶은 읽는 이를 동화시킬 힘을 가지고 있다. 금상 수상작 <파밭 경전>은 호미 날로 쓴 경전을 읽어낸 작품이다. 그 비유가 새롭진 않지만 시상의 전개가 안정적이고 차분해서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는 미덕으로 공감의 폭이 넓은 작품이었다.
은상에 오른 <허밍 테이블>은 ‘허밍’이라는 산책길의 간판을 보고 그 간판을 통한 활달한 상상력이 매우 싱그러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힘을 가졌다. 또 한 편의 은상 <아버지의 가을>은 우리 전통의 공동체적 삶을 돌아보게 한다. 특별한 수사가 없었지만 편하게 읽히는 장점을 가졌다. 나머지 입상 작품들도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게 했다. 축하와 정진을 바라고 입상권에 들지 못한 응모자들에게는 ‘또 다시, 한 번 더’ 용기를 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