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임신부와 10대 청소년의 백신 접종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일보DB
전국에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임신부와 10대 청소년의 백신 접종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산부가 독감에 걸릴 경우,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일반인보다 크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더욱 중요하다.

1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11월 13일 임신부의 독감백신 누적 접종률은 26.4%에 그쳤다.

같은 기간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와 65세 이상 어르신의 접종률이 각각 65.7%, 80.1%인 것과 비교하면 최대 3배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학교에서 집단 생활을 하는 시간이 긴 10대 청소년의 접종률도 낮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독감 예방접종률은 12∼14세 44.9%, 15∼18세 18.9%로 평균 31.9%에 머물렀다.

보건당국은 올해부터 태아와 6개월 미만 영아를 보호하기 위해 독감 무료접종 대상에 임신부를 추가했고, ‘집단생활로 인한 독감 유행 방지를 위해 접종이 권장되는 대상자’로 ‘생후 60개월∼18세 소아 청소년’을 꼽는 등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접종률에는 큰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이렇듯 낮은 접종률의 원인은 임신부들의 태아 건강에 대한 불안감과 국가 예방접종 지원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은 청소년층의 백신 접종 소홀 등인 것으로 점쳐 진다.

질본 관계자는 “임신부는 태아에 미칠 영향을 걱정해 약을 먹고 백신을 맞는 일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도 임신부 접종률은 30%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독감백신이 기형 발생 증가·조산·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임신부가 있지만, 의학적으로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또한 13∼18세 청소년은 학교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고 또래와 자주 어울리기 때문에 독감과 같은 감염병에 노출되기 쉬워 예방접종의 중요도가 높다.

실제로 지난해 독감 의사환자(의심환자)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51주(12월 16∼22일) 당시 13∼18세 의사환자는 1000명 당 166.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질본 관계자는 “임신 중에 백신을 접종하면 태반을 통해 항체가 태아로 전달되기 때문에 백신을 맞지 못하는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를 독감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고령 임신이나 시험관 시술 임신 등은 임신 1기 유산율이 높은 편으로,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거친 뒤 접종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예방접종률이 낮은 청소년은 가족이나 지역사회에서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고령자에게 독감을 전파하는 감염원이 될 수 있어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청소년 역시 독감 예방에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