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 "존재감 없는 초선부터 물갈이 해야" 주장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인적 쇄신론’이 불거지고 있는 자유한국당에서 뒤늦게나마 총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대 총선에서 ‘공천 파동’을 계기로 ‘탄핵 정국’의 빌미를 제공하며, 한국당을 당 해체 직전의 위기 상황까지 내몰리는데 중심에 섰던 경북·대구지역 의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자유한국당 3선인 김세연(47·부산 금정구) 의원은 17일 “당 수명이 다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물론 의원 전체가 총사퇴하고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중진으로 분류되는 3선 의원 중 공식적인 불출마 선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5일 해군참모총장 출신으로 경남 창원·진해가 지역구인 재선의 김성찬 의원이 “지금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과 함께 모든 것을 비워야 할 때”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 초선 비례대표인 유민봉·조훈현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고, 6선의 김무성 의원도 아직은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지난 12일 ‘중진 용퇴론’을 언급하며 사실상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4선의 김정훈 의원도 조만간 불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들은 불출마 이유로 보수 침몰에 대한 책임과 기득권 내려놓기, 자유세력 대통합, 자기희생을 통한 혁신 등을 꼽았다.

이처럼 초·재선을 시작으로 중진의원들까지 한국당 내 불출마 선언이 시작됐지만 정작 ‘현역 물갈이’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은 TK(대구·경북) 의원들은 ‘기득권 내려놓기’에 애써 외면하는 모양새다.

이에 지역에서는 중진 물갈이도 좋지만 능력도 없고 비겁한 초선의원들부터 모두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다수의 TK 초선들이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누님’, ‘흑기사’,‘감별사’ 등 정권에 딸랑거리며 ‘어쩌다 국회의원’(일명 어국) 이 된 이들로 4년 내내 주군(박 전 대통령)이 감방에 있는데 말 한마디 못하고 쥐죽은 듯 있다가 이제 와서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지지율이 오르니 시민들을 등에 업고 공을 가로채려는 폐족들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들은 야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결기와 투쟁력임에도 역대 헌정사상 가장 존재감 없는 초선들로, 당이 어려울 때 제대로 나서지도 못하고 스스로 ‘어국’을 인정하며 4년 동안 시간만 낭비 한데다, 뼈를 깎는 자기 성찰도 없는 당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만 살겠다는 인물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이런 ‘어국들’ 때문에 보수의 아성인 경북에서 ‘구미시장’까지 여당에 넘겨줬고,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구미를 가장 공들이는 지역이라고 천명하고 있음에도 아무도 책임을 지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식 폭주는 여당의 견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절반이 넘는 한국당 초선에게 책임이 있다”며 “자신은 뒤로 숨고 당 지도부와 다선들을 향해 “물러나라”고 외치는 염치 없는 초선들부터 물갈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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