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역에 철도노조 태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을 위한 인력 4천명 충원 등을 요구하며 오는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연합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이 오는 2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앞서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철도노조 준법투쟁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최장 1시간여 동안 지연되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되면 여객과 물류수송 등의 불편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토교통부와 철도노조 등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앞서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을 위해 인력 4000명 충원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총 인건비와 연차보상, 명절상여금 등 정률수당급 정상화를 비롯해 자회사 처우 개선, 자회사 생명·안전 직군 직접고용,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KTX·SRT 통합 등의 조건도 내걸었다.

코레일은 4조 2교대 시행을 위한 인력충원 요구에 대해 검토할 뜻을 내비쳤으나 나머지 요구안에는 난색을 보였다. 4조 2교대 시행을 위한 인력충원 규모는 철도노조가 요구한 인원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협상안이 좀처럼 마련되지 않자 노조는 지난 8월 임금교섭 결렬을 선언, 조합원 투표로 쟁의행위에 들어갈 채비를 마쳤다. 특별단체교섭 결렬과 관련해서도 지난 11일부터 사흘 동안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재결의하기도 했다.

이에 국토부는 여객들의 혼란이 없도록 18일부터 광역전철 전광판 등을 통해 운행이 중단되는 열차정보를 알리고, 19일부터는 정부 합동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영할 계획이다.

먼저 철도공사 직원과 군 인력 등 동원 가능한 대체인력을 수요가 많은 출퇴근 광역전철이나 KTX에 집중적으로 투입해 열차운행횟수를 최대한 확보할 방침으로, 광역전철의 운행률은 평시 대비 82.0% 수준이나 출근과 퇴근 시에는 각각 92.5%, 84.2% 수준으로 열차가 운행될 전망이다. 또 KTX 운행률은 평시 대비 68.9%, 고속열차 전체 운행률(SRT 포함 기준)은 78.5%로 예측됐다.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는 필수유지 운행률인 60.0% 수준으로, 코레일 내부 대체기관사 358명이 투입되는 화물열차는 평시 대비 31.0% 수준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또 국토부는 평소 입석을 판매하지 않았던 SRT에 20일부터 파업 종료일 기준 다음 날까지 입석을 판매하도록 하고, 고속·시외버스로 교통수요를 대체하면서 수요가 여유 좌석을 초과할 때는 예비버스와 전세버스 425대를 투입해 추가로 좌석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안내했다.

한편, 철도노조 파업이 해결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코레일관광개발과 코레일네트웍스 등 코레일 자회사 노조도 KTX·SRT 승무원과 전기원 직접고용, 단계적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동참하는 데다 앞서 사고 등으로 숨진 조합원에 대한 노사 갈등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재해있기 때문이다.

철도노조는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도 임금·특별단체협약을 위해 집중실무교섭을 진행했으나 안전인력 부족과 부당노동행위에 따른 조합원의 죽음에 더는 교섭에 연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인의 명예회복과 부당노동행위 책임자 처벌, 억압적 노사관계 등 조직문화 개혁의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지도록 투쟁할 것”이라며 “앞서 사측과 진행하던 교섭을 일시 중단하고, 숨진 조합원과 관련된 교섭과 투쟁을 먼저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파업 4주차에 돌입할 경우 광역전철과 일반열차 등은 필수유지수준 열차 운행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로 근무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인력증원 요구에 대해서는 철도공사의 근무실태, 경영여건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증원 규모를 검토하는 중이다”며 “노사가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임금 수준과 안내승무원 직접고용, 자회사 임금 인상 등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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