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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달픈 세상 버티는 선배노인님 존경 한다
[기고] 고달픈 세상 버티는 선배노인님 존경 한다
  • 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 승인 2019년 11월 18일 16시 15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1월 19일 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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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한 인간이 태어나서 늙어가고 병도 들며 결국 돌아가는 생로병사의 과정을 밟으며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산다. 희로애락의 굴레 속에서 웃고, 때로는 울며, 사랑하고 실연도 당하며 술 한 잔을 높이 들어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세 번의 힘을 충전하는 외침의 합창 즐거움도 있기에 고달픈 인생살이 잊으며 산다.

길다고 생각하면 장대같이 길고 짧다면 몽당연필같이 짧은 고무줄 인생. 마라톤 일대기 인생 여정 출발은 남아는 대를 잇는 호남(好男), 여아는 비행기 태워 주는 효녀(孝女)라고 탄성과 온갖 귀여움으로 출발하지만 도착하면 불안과 공포에 떨며 끝장난다. 시작보다도 끝이 중요하다는 인생 황혼에 종말이 가까우면 강심장도 하늘나라 안 갈려고 몸부림친다.

나도 반평생 살아보니 세상사 끝인 죽음이 두렵고 가족 남겨두고 가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젊을 때는 돈 벌기 바빴고, 퇴직하고 벽만 보는 노인이 되니 나 홀로 뒷방 신세다. 힘도 빠지고 자신감도 없고 열정도 식어간다. 한두 가지 지병을 달고 약을 밥 먹듯 병원은 시장 가듯 한마디로 서글프다. 노인천국시대 어디 가나 눈 침침하고, 귀 어둡고, 관절·허리통을 호소하는 몸으로 하루하루 버티느라고 큰 고생하는 노인 생각보다 많다.

지금 수능 철이다. 성모당에 기도하러 많이 온다. 소원 들어주는 성모당! 귀 어둡고 입 돌아가고 앞 안 보이는 형제자매님 매일 온다. 지팡이나 휠체어에 몸을 기댄 장애인 스치면 손 붙들고 찬미 예수님, 할렐루야(하느님 찬양) 하며 쾌차 기도드린다.

선인들의 이야기나 어록을 회고하면 삶이란 ‘영겁의 세월’같아 길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지나고 보면 ‘찰나의 세월’이다. 눈 깜빡 화살 날아가는 잠깐 스치는 순간이 삶이지 꽂히면 허무한 인생 안녕하고 막 내린다. 흔히들 한 인간 일생의 삶의 과정이 마라톤 코스를 달리는 험난한 극기력으로 연상되기도 한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출발부터 도착까지 끊임없는 자신과의 약속, 자기와의 도전의 싸움이다. 계속되고 이어지는 험난하고 고달픈 인생살이라고 입만 열만 지겹도록 말하지만 맞다.

세상사 본다고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안 본다고 감쪽같이 숨겨서 되풀이 오래가면 결국은 발각되어 죗값을 치르는 막다른 길에 몰리면 땅을 치고 통곡하고 울부짖어도 소용없다. 올바른 인생 처신은 잘못이 있다면 솔직히 드러내고 누구에게나 사과할 수 있는 배짱이 진짜 사내다. 바람에 떠밀려 흘러가는 뜬구름 같은 하염없는 세월 지나고 나면 부질없이 후회되고 아쉽다.

“개똥밭에 굴러도 살아있는 이승이 좋다”고 뭐니 뭐니 해도 내가 지금 숨 쉬며 존재하는 세상이 순간 현실이 제일이며 소중하다. 한 치 앞 생사를 모르는 인간의 생명은 철판같이 강하고 모질게 질기지만 한편으로 쉽게 구겨지는 종이처럼 나약하여 한 줌의 재와 연기로 흔적도 없다.

돈, 명예, 건강문제로 쉽게 요절하는 인명경시풍조 세상에 살면서 느낀다. 한평생 가시밭 인생길을 헤치며 묵묵히 버티는 연로하신 선배 노인님 감사하고 존경한다. 다만 요란스럽게 떠드는 ‘인생 뭐! 대단하다 말하는 사람들’ 인생 답은 간단명료하다. 먹고, 싸고. 만나고 헤어지면 그게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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