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동해안 어선 충돌과 화재와 같은 선박사고가 계속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1시 46분께 포항 호미곶 북동쪽 17㎞ 바다에서 시에라리온 선적 2299t급 상선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배는 목재 2500t을 싣고 러시아 연해주 나홋카항에서 부산항으로 가던 길이었다.

해경은 경비함정과 헬기·구조대, 한국해양구조협회 경북지부 소속 어선 등을 동원, 오후 8시 16분께 진화를 완료했다. 선원 13명은 모두 불이 난 뒤 배 안에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고, 선실에서 불이 나 갑판 위 목재에는 옮겨붙지 않았다. 해경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일 오전 3시 59분께도 경주시 감포항 동쪽 3.7㎞ 해상서 감포선적 4.43t급 통발어선이 전복됐다.

선장 A씨(60)가 실종되고 동승했던 부인 B(54)씨는 출동한 해경에 구조됐다.

해경 조사 결과 인근 해역을 지나던 화물선에 받쳐 어선이 전복된 ‘해상 뺑소니’로 드러났다.

포항해경 관할 해역서 최근 3년간 발생한 충돌·침몰·화재 등 6대 선박해난사고는 2016년 236건, 2017년 244건, 지난해 201건으로 매년 200건을 넘고 있다. 같은 기간 사망 및 실종 등 인명 피해도 각각 10명, 8명, 5명이나 된다.

특히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4달간 겨울철 발생하는 사고가 95건, 84건, 78건으로 한해 전체 사고의 30~40%에 이르러 그 비율이 높다.

최근 3년간 겨울철 선박 사고 유형·원인별(사고 당시 정황)로 살펴보면 기관 고장 82건, 충돌 66건, 안전장애 27건, 추진기 고장 21건, 침수 15건, 화재 36건 등이다.

박승철 구룡포수협 지도과장은 “겨울철 사고가 많은 것은 선내화기사용 증가 등에 따른 화재·폭발, 기상악화에 따른 침몰사고 등 대형사고 발생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며 “북서계절풍 영향 등으로 파고가 높고 강풍이 부는 날씨가 잦아 선박침몰 등 대형사고 위험성 증가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고된 업무 탓 등으로 선원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출어를 하거나, 영세한 소형 어선들이 악천후에도 무리하게 조업에 나서는 등 부주의와 안전 불감증도 어민과 어선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사고원인은 경계소홀 비중이 가장 높고 항법위반·안전수칙 미준수 등 인적과실이 대다수 차지하는 만큼 선장과 선원이 먼저 철저한 주의를 기울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