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대구 수성구 불출마, 험지로", 郭 "당이 원하면 초선도 동참해야"

대구 수성 갑 불출마 선언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왼쪽), 곽상도 의원.
최근 영남권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는 경북·대구지역에서도 당 쇄신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구 수성갑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당을 위한 험지 출마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이 다선 의원뿐만 아니라 초선 의원까지 당 혁신 차원의 불출마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성 갑 불출마’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지 않겠다. 대신 지도부를 포함한 당 안팎에서 권고한 서울지역 험지 출마 등 당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거론된 대구지역 출마와 관련해서는 “보수정치의 중심인 대구·경북지역이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당과 보수정치가 바로 서고, 나아가 정치세력 간 균형도 이뤄진다고 판단했다”며 “부족한 사람이지만, 가장 어려운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수성갑에 출마해 역할을 맡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대구와 경북이 새로운 모습으로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어디서 무엇을 하건 이를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렇든 저렇든 저는 대구·경북에서 태어나 자란 대구·경북 사람이다”며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분이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한국당과 보수정치가 직면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고려해 이해와 용서해달라”고 밝혔다.

곽상도 의원은 3선과 4선 등 다선의원뿐만 아니라 초선의원도 필요하다면 당 혁신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곽 의원 측 관계자는 “곽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약 5개월 앞둔 현재 당이 혁신해야 할 때로 보고 있다”며 “3선이나 4선의 불출마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당이 혁신하기 위해 초선의원도 불출마하라면 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본인도 당 규정에 맞지 않으면 출마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며 “요지는 초선의원도 쇄신에 동참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안팎에서 나오는 쇄신 여론은 지난 17일 김세연(부산 금정구) 의원이 당을 향한 비판과 함께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더욱 불거졌다. 탄탄한 보수층을 둔 영남권에서 활동한 3선 중진의원이 한국당을 좀비에 비유하자 당내에서는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와 당을 과하게 헐뜯은 표현이라는 비판이 혼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에서는 쇄신과 혁신에 대한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경북·대구를 포함한 영남권에서 활동하는 한국당 의원 대부분이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눈치만 살피거나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며 “당 지도부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확고한 신념이나 정치적 견해를 당당하게 내놓은 후 걸맞은 활동을 하고, 당 지도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춘 쇄신 기준과 총선 전략을 서둘러 마련하는 각자 역할에 충실해야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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