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국정 대전환 촉구…지소미아 종료·패트 강행 항의
청와대 앞에서 투쟁 밝혔다가 규정상 어려움에 국회로 옮겨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는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연합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정부의 총체적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는 한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저지를 위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3시께 두 달 전 삭발을 감행했던 장소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 철회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저지를 요구하면서 “절체절명의 국가위기를 막기 위해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먼저 단식 이유에 대해 “지소미아가 내 생활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선거법은 여의도 국회 담장 안 힘있는 자, 권력을 가진 자들의 아귀다툼일 뿐 내 생활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이런 의문을 가지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간곡한 호소의 말씀을 드린다”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 “지소미아는 대한민국 안보에 있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하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은 문재인 시대의 반대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반대자들은 모조리 사법정의라는 이름으로 처단하겠다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결코 한국당의 유불리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국민의 표를 도둑질해서 문재인 시대, 혹은 문재인 시대보다 더 못한 시대를 만들어 가려는 사람들의 이합집산법”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세 가지를 요구한다”며 “대한민국을 구하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어 당 혁신과 보수 대통합에 대해 “당을 쇄신하라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기 위해 저에게 부여된 칼을 들겠다”며 “국민의 눈높이 이상으로 처절하게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망국(亡國) 정치를 분쇄하려면 반드시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통합 외에는 어떤 대안도, 어떤 우회로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황 대표가 대국민 호소문을 낭독하는 자리에는 박맹우 사무총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 등 당 지도부와 신보라·김순례·정미경 최고위원, 권성동·여상규·이은재·최교일 의원 등이 함께 했으며,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황 대표를 찾아 응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지지자들은 황 대표에게 “우리 모두 한마음이다” “같이 금식하겠다” “국민의 편에서 단식을 해달라”며 격려의 목소리를 보냈고, 한 지지자는 황 대표에게 자신의 목에 걸었던 목도리를 둘러주기도 했다.

한편, 황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벌일 계획이었지만 법률 규정상 장소 이용이 어려워 국회로 장소를 옮겨 단식을 이어갔다.

단식 장소 이동과 관련해 당 핵심관계자는 “규정상 오후 10시 이후는 장소 이용이 불가하고 청와대도 가급적 어렵다고 밝혀왔다”며 “시작은 여기(청와대 앞)에서 하고 부득이 국회로 장소를 옮겼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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