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인 모여 업적 기려…문의장 "지금의 정치 상황 부끄러워"
유승민·김무성·서청원 조우 눈길

문희상 국회의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4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식이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렸다.

추모식에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를 비롯한 유가족은 물론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바른미래당 손학규·정의당 심상정·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김 전 대통령의 넋을 기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해찬 대표가 참석하는 대신 설훈 최고위원이 자리했고, 자유한국당에서는 사흘째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대표를 대신해 조경태 최고위원이 각각 추모식장을 찾았다.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 한국당 김무성 의원, 무소속 서청원 의원,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 등 한때 한솥밥을 먹었으나 지금은 소속을 달리한 상도동계 인사들도 일제히 참석했다.

특히 ‘보수통합’이 화두에 오른 가운데 새누리당(옛 한국당)에 함께 몸담았던 서청원 의원, 김무성 의원,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추모식장 앞줄에 앉아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들 3명의 의원은 특별히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또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형오·박희태 전 국회의장,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원희룡 제주지사도 추모식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문희상 의장은 추모사에서 “김영삼 대통령님은 한국 정치의 거목이자, 민주주의의 큰 산이셨다”면서 “김영삼 대통령님의 일생은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과 투쟁의 고단한 역정이었다. 역경과 시련을 이겨낸 위대한 역사였다”고 김 전 대통령을 기렸다.

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4주기 추모식’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등이 참석해 있다. 연합
문 의장은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의 자기희생이 필요하다’, ‘대결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하며 정당은 창조와 정의를 위해 경쟁해야 한다’ 등 1993년 9월 김 전 대통령의 국회 국정연설을 언급하며 “26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의 국회에 대입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말씀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정치 상황이 더욱더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도 대통령님의 뜻을 따라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민생을 돌보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하늘에서도 지켜봐 주시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이낙연 총리는 “정치가 분열과 갈등을 키우지 말고 통합과 화합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다짐했으면 한다”며 “그것이 김영삼(YS) 전 대통령에 대한 진정한 존경과 추모”라고 밝혔다.

반기문 전 총장은 “1970년대 초 김영삼 대통령의 40대 기수론은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정치개혁에 영감이 됐다”며 “김대중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배한 후 깨끗하게 인정하고 흔쾌히 지지한다는 말씀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나라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데 김영삼 대통령과 같은 용기와 신의의 큰 정치가 있다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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