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부부 30쌍 26일까지 경주서 관광·전통혼례 리마인드 웨딩 촬영 눈길

‘2019할매할배 추억의 신혼여행’이 24일부터 26일까지 2박 3일간 경주시 일원에서 진행된다. 사진은 행사 첫날 참가자들이 불국사를 찾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경북 상주시에서 살고 있는 김영배(73)·김영희(72) 어르신 부부는 살림 형편이 어려워 마을 인근 절에서 간단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그렇다 보니 한복 입은 사진 한 장 만 남아 있을 뿐, 결혼식에 대한 기억이나 추억은 어렴풋이도 떠오르질 않는다.

그동안 세 딸을 차례로 시집보내면서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늦었지만 다시 한번 결혼식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에 추억의 신혼여행을 포함시킨 김영배·김영희 어르신은 24일 천년고도 경주를 찾았다.

한때 우리나라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인기를 끌었던 경주에서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다.

김영배 어르신 부부는 결혼생활 30년이 지난 전국의 65세 이상 어르신 부부 30쌍과 함께 24일부터 26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되는 ‘2019 할매할배 추억의 신혼여행’에 참가한다.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경북일보가 주관하는 ‘2019 할매할배 추억의 신혼여행’은 한때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도시 경주로 신혼여행을 왔던 결혼 30년 이상 된 전국의 할매할배를 대상으로 경주시 일원에서 진행된다.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할매·할배의 날’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이 행사는 소득 수준이 높아진 실버세대를 위한 특화된 관광코스 개발로 경북관광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날 가슴을 설레며 경주의 관문인 시외버스터미널과 신경주역에 도착한 60명의 어르신들은 주최 측이 마련한 차량으로 보문관광단지에 위치한 숙소에 짐을 푼 후 곧바로 신혼여행 1번지인 불국사로 향했다.
24일부터 26일까지 경주시 일원에서 진행되는 ‘2019할매할배 추억의 신혼여행’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한 때 신혼여행 1번지인 불국사를 둘러보고 있다.
이들은 불국사의 청운교 백운교, 다보탑 등지에서 그 옛날 기억 속의 신혼여행을 떠올리며 카메라에 추억을 담기 바빴다.

불국사 관람을 마친 어르신들은 숙소로 이동해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국악공연 관람과 사랑의 세족식 이벤트를 즐기며 신혼여행의 첫날밤을 맞았다.

부부가 서로의 발을 닦아주는 사랑의 세족식에서는 조금은 어색해하면서도 서로의 발을 정성스레 씻겨주면서 세월의 흔적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추억의 신혼여행 둘째 날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석굴암을 찾아 자비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본존불 앞에서 지난 세월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다.

이어 동해안으로 이동해 양남면 바닷가에 있는 천연기념물 주상절리를 찾아 자연의 위대함과 신기함을 몸소 체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삼국통일을 이룩한 문무왕의 호국정신이 깃들인 이견대와 통일신라시대 절터인 감은사지에 들러 신라천년의 숨결을 느껴본다.

이날 저녁에는 최근 경주 최고의 관광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동궁과 월지를 찾아 아름다운 야경을 가슴에 새기며 사랑과 낭만이 깃든 추억의 신혼여행을 즐기게 된다.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전통혼례 리마인드 웨딩과 사진촬영을 한 후 한창 붉은 단풍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경주지역 대표 관광지 보문관광단지 산책길을 걸으면서 지난 3일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전통혼례리마인드 웨딩은 이번 행사에 참가한 부부가 다시금 신혼여행을 온 것 같은 느낌을 갖도록, 전통혼례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촬영해 액자로 만들어 기념품으로 증정할 계획이다.

최부용(69·경산시) 어르신은 “44년 전인 1975년 1월 29일에 느꼈던 신혼여행의 추억이 살아나면서 가슴이 마구 설렌다”며 “그동안 바쁘고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이번 행사에 참가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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