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원정서 4:2 대승…정규리그 최종전서 3위 자리 판가름
포항, 갈길 바쁜 서울 3:0 꺾고 역대급 순위경쟁 기름 부어
상주상무, 문창진·케힌데 연속골 앞세운 인천에 0:2 '무릎'

2019년 프로축구 K리그1이 울산-포항간 최종경기서 우승팀이 결정됐던 지난 2013년 시즌보다 더 극적인 최종라운드를 맞게 됐다.

23일 울산문수경기장과 춘천송암경기장,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1 37라운드 경기서 ACL진출티켓 확보를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대구와 포항이 원정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강원과 서울을 잡았다.

이날 대구는 강원 원정에서 4-2, 포항은 서울 원정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이날 대구와 포항이 승리하면서 3위 서울과의 승점 차를 각각 1점과 2점으로 좁힌 데다 3위 서울의 최종 상대가 대구여서 K리그1 3위 자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누구에게 돌아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후반기 이후 울산과 전북 간 끊임없이 펼쳐온 선두 경쟁 역시 37라운드 맞대결을 펼쳤지만 결국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시즌 최종라운드 결과에 따라 누가 웃을 지 모르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강원도 이날 비록 패하면서 6위로 떨어졌지만 최종라운드 경기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어 파이널A 6개팀 모두가 오는 12월 1일 오후 3시 일제히 펼쳐지는 마지막 경기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K리그 36년 역사상 이처럼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1위~6위 팀이 이처럼 오리무중에 빠진 사태는 사상 처음이다.

가장 관심이 모아 지는 것은 아무래도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산과 전북이다.

37라운드 현재까지 상황을 살펴보면 선두 울산은 포항과의 마지막 경기서 승점 1점만 보태도 우승할 수 있어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울산은 포항에 1승 2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어 섣불리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지난 2013년 12월 1일 K리그 최종라운드서 승점 1점만 보태도 우승할 수 있었던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 포항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우승을 넘겨준 아픈 추억까지 갖고 있다.

포항은 이날 승리하면서 K리그 사상 전무후무한 더블우승(K리그·FA컵)의 위업을 이뤄냈다.

당시 포항은 FA컵 결승전에서는 전북을 잡고 우승을 차지했던 터라 올 시즌 최종라운드에서 다시 한번 울산과 전북의 우승향배를 결정하는 캐스팅 보드를 쥐게 됐다.

울산은 포항에 패하고, 전북이 강원에 승리하더라도 승점이 같은 경우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정하는 규정에 따라 포항전서 많은 골을 넣게 되면 우승할 수도 있다.

반면 전북은 사실상 자력 우승은 물 건너간 상태다.

따라서 우선 최종라운드 강원에 승리한 뒤 포항이 울산을 잡아주기를 기대해야 한다.

선두 경쟁도 치열하지만 3위 경쟁은 더욱 복잡해 졌다.

우선 승점 55점인 서울이 최종라운드서 무승부만 기록하더라도 3위를 지킬 수 있어 유리한 입장이지만 그 상대가 승점 1점 차로 따라붙은 4위 대구라는 게 문제다.

서울은 파이널A 4경기서 1무 3패의 부진에 빠진 데다 23일 홈 경기였음에도 포항에 0-3으로 참패를 당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반면 대구는 23일 강원 원정에서 세징야와 김대원 등 한동안 침묵하던 공격라인이 대량 득점포를 쏴대며 4-2로 승리, 기세가 치솟고 있는 상태다.

최용수 감독은 대구와의 최종라운드서 좋은 경기를 보이겠다고 밝혔지만 대구와 무승부만 기록하더라도 3위를 지킬 수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무리한 공격보다는 수비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서는 대구는 홈그라운드인 데다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상황이어서 가용한 모든 공격자원을 모두 출격시켜 파상적인 공세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졌다.

5위 포항은 37라운드 서울 원정경기서 3-0대승을 거두면서 3위 서울에 승점 2점 차로 따라 붙었지만 최종라운드 대구-서울전에서 나올 수 있는 어떤 경우의 수에서도 3위는 불가능해 졌다.

따라서 울산과의 마지막 경기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목표다.

포항은 3위 목표는 멀어졌지만 울산과의 마지막 경기서 승리하게 되면 대구-서울 간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거나 서울·대구 중 어느 팀이든 승리할 경우 4위까지 올라 갈 수 있다.

특히 포항은 23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팔로세비치가 2골을 뽑아낸 데다 완델손까지 득점포를 쏘면서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여기에 올 시즌 부진 속에서도 울산을 상대로 2승 1패를 기록한 데다 파이널A 진출의 고비였던 33라운드서 2-1로 승리하는 등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 터라 포항으로서는 시즌을 깔끔하게 마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상주상무는 24일 인천원정에서 문창진과 케힌데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면서 0-2로 패배, 시즌 최다승점 추가에 실패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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