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하정 제6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소설 동상

여하정
2002년 2월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졸업
2001년 12월~2008년 신용보증기금 근무

읽고 쓰는 일은 지극히 사적인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와 영상이 명멸하는 이 시대에 때로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활자를 고집하는 일이 고단하고 고독하다 생각될 즈음 ‘경북일보’로부터 뜻밖의 격려를 들었습니다. 지친 하루의 끝자락에 내 눈앞에 반짝이는 단편 소설 동상 소식에 일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러하다면 나도 계속 쓸 수 있겠다, 싶은 안도도 함께 찾아왔습니다.

작년 미국 서부의 애리조나 주 앤털로프 케니언 협곡에서 나바호 인디언들을 만났습니다. 그들 자신의 땅에서 외지 관광객들을 가이드하는 모습이 왠지 좀 처연해 보였습니다. <나바호의 일몰>은 그렇게 태어났습니다. 자신의 땅에서 쫓겨났다가 다시 돌아온 느낌, 그러나 그 땅의 온전한 주인이 될 수 없는 마음, 그리고 성장, 잃어버린 것들과 도저히 되찾을 수 없는 그것들을 가만히 응시하다 한 소년이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소년의 곁에 있는 한 노인도 자연스럽게 그려졌습니다. 모든 말들, 모든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기에 저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그래도 하고 싶은 이야기, 해야만 하는 말들을 어느 정도는 했다는 안도감도 함께 따라왔습니다. 저는 아직 더 읽고 더 쓰고 한참 더욱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고향이자 어린 시절 할머니댁이 있었던 경북 지역에서 상을 받는다는 점이 저에게는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힘들어도 절망하지 않고 꾸준히 쓰겠습니다. 어쩌면 여기에서 멈출 수도 있었을 저를 다시 일으켜 걷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현재진행형의 삶과 만나는 것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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