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조승연 씨

포스텍 생명과학과에 재학 중인 조승연 씨.

포스텍(포항공대) 학생이 ‘과학책 읽어주는 공대생’을 발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나 다윈의 진화론 등 이와 같은 과학자와 과학이론은 흔히 들어보고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설명하라고 하면 제대로 알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과학 고전이 필수 교양서로 꼽히지만 쉽게 손이 가는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과학은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최근 이런 편견을 깨는 ‘쉬운’ 과학 고전 안내서가 발간돼 입소문을 타고 있다.

‘과학책 읽어주는 공대생’은 요즘 공대생의 마음을 훔친 과학 고전을 소개하는 책으로, 18권의 과학책을 꼼꼼히 해설했다. 특히 지은이 조승연 작가가 포스텍 생명과학과에 재학 중인 ‘공대생’이라는 사실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과학 고전 읽기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작가는 독자들이 자신이 겪었던 혼란을 겪지 않도록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과학 용어와 개념 설명은 물론, 소개하는 책의 작가와 시대적 배경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해설했다. 과학이론 뒤에 숨겨진 과학자들의 인간미 넘치는 뒷이야기들도 담았다.

책은 ‘관찰자의 시선을 배우고 싶다면’, ‘과학자, 삶으로 읽다’, ‘진화에 대해 당신이 몰랐던 것들’, ‘생태계 속으로 들어간 과학자’, ‘물리학, 시대를 풍미하다’, ‘ 과학, 소설에 영감을 주다’ 등 6장으로 나뉘어 있다.

또 각 장 뒤에는 ‘공대생 다이어리’라는 코너를 넣어 작가의 시선에서 방탄소년단의 가사 속에 담긴 과학 코드를 분석하는가 하면, 공대생의 일상 등 ‘현실 공대생’의 실감 나는 대학 생활을 소개하고 있다.
 

과학책 읽어주는 공대생 표지.

조승연 작가는 책을 통해 “과학과 세상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울림을 주었던 과학 고전들이 “무겁고 딱딱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의 이야기”라는 것을 독자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한 권 한 권 읽고 자신만의 해설을 더 해 이 책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호프 자런이 책에서 이야기한 과학자의 ‘자격’이 질문을 던질 줄 아는 능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과학자에게 이 세상은 궁금한 것투성이이다. 수많은 질문 속에서 기꺼이 길을 잃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질문을 던지는 것, 그것이 과학자의 삶에서 매우 큰 기쁨임은 부정할 수 없다. - 본문 중에서

작가는 “꿈을 꾸는 것이 취미”라고 할 만큼 꿈이 많다. 고등학교 1학년 때에 적정기술을 탐구하며 쓴 책 ‘소녀, 적정기술을 탐하다’를 통해서 과학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그 때문에 ‘과학도’의 꿈을 꿨다. 포스텍에 입학한 이후에는 전공 공부에 푹 빠져 지내며 전공서에 나오는 과학자의 이름에 밑줄을 긋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과학자의 직관, 과학자의 일, 과학자의 생각이 담긴 과학 고전의 세계를 만났다. 그리고 과학자로서 자신의 재능을 세상을 위해 쓸 수 있는 ‘다음’을 꿈꾸고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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