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릴레이 정책토론회
"박근혜 당연히 석방돼야"…"황교안 단식 대신 정치력 발휘해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7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 21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서 8일 째 단식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단식보다는 정치력을 발휘할 때”라고 충고하고 있다. 아시아포럼 21.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7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 21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서 8일 째 단식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단식보다는 정치력을 발휘할 때”라고 충고하고 있다. 아시아포럼 21.

사슴 같은 눈망울에 시아버지와 같은 인자한 미소로 말대꾸를 잘 안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다 들어줄 것 같은 외형적인 모습. 이런 모습을 보고 국민은 착각하고 있다고 했다. 운동권 시절 트라우마로 남은 신념이나 안보와 경제 분야에 있어서 형성된 신념에 대해 지나치게 고집이 세고, 남의 의견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문 대통령을 이렇게 비판한 뒤 "남자 박근혜 같다"고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현장을 잘 모르는 데다 장·차관이나 관료조직 등 측근그룹을 장악하거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향적 고집에 정치적 이익공동체인 소수의 측근과 진영에 둘러싸여 있다"는 설명을 보탰다. 

27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 21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대놓고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보수의 심장(대구)에서 보수의 정의를 외친다고 강조했다. 

제주는 지난 19일 차귀도 인근 발생한 대성호 화재사고와 25일 마라도 근처 해상에서 전복한 창진호 실종선원 수색이 난항을 겪는 데다 제2 공항 건설 갈등과 같은 현안이 산적한데, 원 지사는 2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대구에 와서 이렇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강호진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는 "원 지사는 지금 제주도의 현안은 내버려두고 예능프로그램부터 시작해 각종 포럼에 나서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중앙 정치에 복귀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며 "'전두환 큰절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박근혜 석방을 외치는 원 지사는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책토론회에서 한 언론사 기자가 "제주에서도 독선적이고 소통이 안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질문하자, 원 지사는 "도민들은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모두 도지사의 소통 부족 문제로 치부하기 때문에 반론을 가하기 어렵다. 나름대로 어려움이 많다"고 맞받았다. 

강호진 대표는 "애초 ‘협치 도지사’로서 도민과 소통하겠다고 한 원 지사는 각종 갈등 현안과 관련해서는 독단적으로 결정해놓고 도민들에게 소통을 요구하고 있어서 오히려 거꾸로 소통을 우리가 요청해야 할 정도"라면서 "안방 제주도부터 잘 챙기고 중앙을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8일째 단식 투쟁에 나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단식보다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고, 12월 3일부터 국회는 클라이맥스를 맞는데 단식을 너무 일찍 시작한 것 같은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탄핵 자초 세력 아류 이미지를 깨고 기득권에 대한 당내 저항을 뚫고 ‘사이다’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 새로운 국가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현재 구속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반드시 석방돼야 한다고도 했다. 원 지사는 "특별사면이나 형집행정지 등을 통해 역대 대통령이 감옥 가는 등의 역사적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악순환의 고리를 푸는 게 역사 앞에서 진정한 화해의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12월 하순부터 몰아칠 폭풍우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원 지사는 "영원한 야당 개혁파이자 풍운아로서 도정을 내팽개치지 않는 범위에서 역할을 해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에 슬그머니 복당하면 내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니만큼 작은 돌을 하나 던져서 호수에 파장을 일으키듯이 지리멸렬한 야권의 전면 쇄신과 통합에 있어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며 "차기 대권 다크호스 중에 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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